이 가수가 내 관심 안에 들어온 이유는 음악이나 영화배우 강혜정과 결혼했다거나 하는 이유가 아니고 최근에 (알고보니 최근이 아니라 꽤 오래된) 불거진 학력 위조 논란이다.
사기치고 다니는 사람을 유난, 미워하는 내가 (그래서 동아시아에 있는 어떤 나라의 이 모 대통령을 아주 싫어한다) 이런 일에 관심이 가는 건, 지금 생각해 보니 어쩌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사건 돌아가는 것이나, 타블로 측의 석연치 않은 대응이나, 꽤 설득력 있는 조작 증거들 (음모론에서 이야기하는 증거들은 항상 꽤.. 설득력이 있다..)을 보고 있자니 흥미 진진 하긴 했는데, 타블로가 석사 논문 안썼다고 밝히고, 성적표를 까는 바람에 정리가 되는 분위기다.
사람들이 일면 비이성적인 대응을 보인 것은 신정아 사건의 학습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신정아 때도, 학교 측에서 졸업생 맞다고 확인까지 해 주었는데, 결국 아닌 것으로 밝혀졌던 것이 뇌리에 남아 있다 보니, 왠만한 증거로는 납득이 안되는 거다. 사실, 이런 상황이 굉장히 슬픈 건데, 상호 신뢰가 바탕이 아니라, 일단 의심을 하고 들어가야 하는 사회 분위기 말이다.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다보니, 무엇이든 두 번, 세 번 확인해야 하고, 확인할 걸 또 확인해야 하고, 이런 사회적 비용도 만만치 않을게다.
세상이란게 사기치는 놈보다는 사기 안치는 놈이 최소한 더 많을텐데, 왜 사기 안치는 보통 사람들이 그 비용을 다 감당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기꾼으로 밝혀지고, 자기가 믿는 신의 이름으로 거짓말을 서슴치 않고, 때로는 거짓을 말하면서도 그 사실조차 때론 인지하지 못하는 분을 대통령으로 뽑는 사회에서 신뢰를 바라는 것이 우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 과정에서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을 보이는 듯 한데, 신문같지 않은 찌라시들이 타블로를 적극 변호에 나섰다는 것. 이 신문사들이 평소에 네티즌을 바로 보는 시각이 여기에 반영되어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머리에 스쳤는데, 무엇이냐하면, 아무 생각 없이 이리 저리 휩쓸리는 무뇌아들이라고 생각하는 것 말이다. 찌라시들이, 촛불 좀비로 폄훼하는 인터넷 군중들에 대한 그들의 시각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하는 것 말이다. 좀비들의 공격을 받는 불쌍한 타블로를 구출하기 위해 스탠포드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고, 담당교수와 학장에게 확인 편지까지 받아오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렇다면 왜 타블로는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PDF로 보내주는 성적표를 이렇게 뜸을 들였던 것일까? 이른바 노이즈 마케팅의 일환인가?
연예 프로그램에 나와서 이야기한 얘기 중에 조금 과장된 것들이 있었는데, 이를테면 수석졸업했다든가 하는 등등.. 그런 것들을 감추기 위해서였을까? 성적표에 따르면 학부를 마치면서 상위 15%에게 준다는 with Distiction을 받은 것 말고는 별다른 것은 없고, 뭐 이런 것 때문인가? 아무튼 알 수 없는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