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1/30 02:26 | 낙서

첫사랑은 실패하기 마련이라고들 한다. 우리 아이들을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은 꼭 첫사랑을 대할 때와 비슷하다. 모든 부모는 다 초짜부모고, 아이들을 처음 사랑하는 것이다. 그러니 모든 게 서툴다. 하지만 아이들을 첫사랑처럼 마음에 남기고 떠나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남녀간의 사랑처럼 서툰 사랑도 하고 이별도 하고 이러면서 배워갈 수 있는 게 아닌 것이 아이들에 대한 사랑이다. 안된다고 여러 번 아이를 다시 키워볼 수는 없는 일이지 않은가? 아이도 아이가 되는 게 처음이지만, 부모도 부모가 되는 건 어느 부모나 모두 처음인 법이다.

그러니 다른 사람들이 알아낸 방법을 부지런히 배워야 한다. 이전 세대로부터 배워서 다음 세대로 넘겨 줘야 하는 것이, 잠깐 있다 가는 우리 모두의, 인간으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다.

2006년도에 MBC에서 방영했던 프로그램인데 어제 꼼미로부터 소개를 받아 보게되었다. 자신을 많이 돌아보고 반성한다. '나쁜 육아방법이란 방법은 내가 참 골고루도 사용했구나'하는 자책이 많이 들었다.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어야 한다는 것은 몇 해전 꼼미가 '화성남자 금성여자'란 책으로 유명한 작가가 쓴 육아에 대한 책을 읽고 나서 나름대로 활용해 온 방법인데, 꼼미는 이 간단한 한 가지 방법만으로도 눈에 띄는 효과를 얻었었다.

하지만 이 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돌이켜보니 몇 가지 잘못한 점들이 있었다. 그저 감정을 받아주기만 하면 안되는 것이었고, 다섯 단계에 걸쳐 아이의 감정을 '지도'해 주어야 했던거다.

본 내용을 간단히 정리해 본다.

감정 지도법 (emotion coaching) 다섯 단계

  1. 아이의 감정을 포착
  2. 친해지는 기회로 이용한다.
  3.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한다.
  4.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주고,
  5.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준다.

좀 더 간단히 정리하면 (더 복잡해졌나?)

  1. 아이의 감정을 들어주고 공감한다.
    이 때, 잘잘못을 따지면 절대 안된다.무조건 아이의 감정을 부모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는 점을 아이가 알아채도록 해야 한다.
  2. 감정을 표현하도록 도와준다.
    자기 감정을 잘 표현하는 훈련을 하게 하는 것.
  3. 문제를 해결하도록 이끌어 주되, 명확한 경계를 그어줄 것.
    무조건 감정을 받아주기만 하는 것은 아이들을 그저 버릇없는 왕자, 공주로 키울 수도 있으니 이 단계를 명심해야 한다.

아이가 자기 감정이 충분히 전달되고 이해된다고 생각되면 더 이상 당면한 문제에 대해 집착하지 않게 되고, 서서히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는 능력이 향상된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또래 관계도 좋아진다는 것.

아이의 감정표현에 대해 부모가 대응하는 유형도 네 가지로 구분한다. 대개의 부모들은 1에서 3사이에 속할 것이다.

  1. 축소전환형
    아이가 당면한 문제에 대해 무조건 아무 것도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하거나 아이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애쓴다. 아이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 않으려는 세심한 부모들은 대개 이런 유형에 속할게다. 이것 또한 아이가 자신의 감정이 충분히 이해되지 않았다고 느끼게 된다.
  2. 억압형
    아이가 나타낸 감정에 대해 질책하는 형태. 사내자식이 그만한 걸로 우냐? 이런 식의 대응이 되겠다. 이것 역시 또 다른 형태로 아이의 감정을 무시하는 유형이다.
  3. 방임형
    감정을 알아주고 이해해 주지만, 방향을 제시해주지는 않는다. 아이는 부모가 자신의 감정을 이해해 주는 것에 대해 만족해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은 상태가 되고, 부모가 언제나 자기의 감정을 받아주기만 하기 아이가 제멋대로 될 위험성도 있다. 결국 '매를 아끼면 아이를 버린다'란 말을 생겨나게 하는 부모의 유형. 부모입장에서는 아이를 충분히 사랑하고 잘 키우고 있다고 착각하기 쉬운 유형.
  4. 감정 지도형
    위에서 말한 다섯 가지 단계. 간단히 정리해서 세 가지 단계를 이용해서 아이의 감정 표현에 대응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아이의 감정을 받아주라고 해서 꾸중을 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

'제대로 꾸중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아이의 인격을 공격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넌 애가 왜 이 모양이니, 넌 하는 게 어째 항상 이렇니, 니가 뭐 그렇지, 도대체 누굴 닮았서 그러니, 하고 다니는 꼬라지 하고는, 너 돌대가리지, 이런 것도 모르니, 엄마 친구 아들은..., 등등

이런 류의 꾸중은 하나 마나, 아니 안 하니만 못한 꾸중이라는 것이다. 언제나 '너를 위한 잔소리'라고 포장이 되지만 실상은 그저 부모의 화풀이일 뿐, 아이들에게는 아무 도움이 되지 않는 꾸중이다.

한 가지 덧붙이자면, 이건 다른 데서 들은 이야기인데, 아이들을 꾸중할 때는 구체적인 행동에 대해 실망감을 표시하는 형태여야지 아이 자체를 지칭해서는 안된다는 것. 예를 들면,

아니, 어떻게 동생을 때릴 수가 있니? 너 그런 앤줄 몰랐는데 정말이지, 너한테 실망이다. 아빠는 너한테 진짜 실망했어.

이건 '삐~'다. 똑같이 혼을 내더라도,

아니, 어떻게 동생을 때릴 수가 있니? '너의 그 행동'에 대해 아빠는 실망이다. 아빠는 네가 오늘 한 행동에 대해 속이 많이 상하다.

아이의 '인격'에 대해 비난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한 '행동'을 비난해야 한다는 것.

'제대로 칭찬하는 법'도 있다. 마찬가지로 아이의 인격에 대한 직접적 칭찬은 그다지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 구체적 '행동'을 칭찬하고, '노력' 또는 그 노력을 통해 '성취한 구체적인 것'을 칭찬해야 한다.

공부 열심히 하더니 시험 잘 봤네. 수고했다. 열심히 하니까 되지. 연습많이 하더니 이제 달리기가 훨씬 빨라졌네.

이건 좋은 방법이지만,

우리 아들 최고. 넌 정말 천사야. 세상에서 제일 훌륭해.

이런 류의 구체적인 행동이나 노력을 지칭하지 않는 것은 그다지 효과적인 칭찬이 아니라는 것.

아래는 이 방송을 볼 수 있는 곳.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1)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2)

윈도우를 사용하고 있다면 아래의 연결을 누르면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를 통해 볼 수 있다.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1)
내 아이를 위한 사랑의 기술(2)

2009/01/30 02:26 2009/01/30 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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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꼼미 (2009/01/30 09:24)
    복습을 아주 잘 하셨네요. 이래서 공부를 잘하시는군요...하하하. 저 또한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한국말로는 감정대화법이라고 얘기하면 될 것 같더군. 요즘 다시 생각하는 건, 정말 너무나도 쓸테없는 영어 단어가 예전보다도 훨씬 늘었다는 사실. 한국 아이들 창작동화집에도 심지어는 불필요하게 쓰이는 영어단어들이 많더라고. 조금 충격적이었음. 그냥 결국은 이렇게 되갈꺼... 아무 생각없이 우리도 따라가야 하나 이런 생각도 들고.... 뭔가 찝찝해, 무척....
    • 꼼지 (2009/01/30 10:21)
      '감정 지도법'이라고 본문을 고쳤음. '감정 대화법'이란 말이 더 적절한 한국말 표현일 것 같기는 한데, emotion coaching 많이 통용되는 학술용어같으니까 직역이 더 적절하지 않을까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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