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2/02 00:28 | 일상

난 뉴스 중독일지도 몰라. 하던 일이 복잡하고 안 풀리거나 하기 싫을 때는 거의 반사적으로 이런 저런 뉴스 사이트들을 들락거린다. 어떤 날은 그것도 지쳐 RSS 걸어 놓은 블로그들을 섭렵할 때도 있다.

이건 아마도 몇 해전 황우석 사건때 부터인 것 같다. 하도 어이없는 일이 터졌는데 더 어이없었던 것은 이른바 황빠라는 그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광기를 보고나서였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가졌던 '현명한 민중' 이나 '위대한 시민'에 대한 기대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때도 그 즈음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늦은 밤 프로그래밍이나 마감이 임막한 논문을 정리 하다가도 문득 문득  벌건 눈으로 뉴스를 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잦더니, 이내 습관처럼 되어버린 게다. 뉴스를 열심히 보는 게 무슨 큰 죄일까마는 논문 하나라도 더 읽고, 논문 하나라도 더 쓰고,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야 하는 가족적 사명을 띈 내게 뉴스 읽기는 한낱 사치에 불과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우리네 사회가 워낙에 사건도 많이 터지는 바람에 지난 해에는 광우병에, 국제무역사무국에, 정부기록물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헌법에, 한 시도 사람을 공부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다양하고도 다양한 사건들이 터져주니, 이 놈의 뉴스에서 벗어날 수가 없더라는 거다.

과유불급. 근래들어 좀 지나치다 싶어 자제 중인데도 쉬이 떨쳐지지 않는 버릇이다. 술김에 기생집에 데려다 준 애마의 목을 치듯 내 인터넷 브라우저들의 목을 칠 수도 없는 일이니 심호흡 몇 번 하고, 이내 헛된 일이 될지도 모를 다짐을 다시 해본다.
2010/02/02 00:28 2010/02/02 00:28
받은 글 주소 :: http://blog.comjirock.com/comji/trackback/295
  1. 꼼미 (2010/02/02 09:20)
    일반 사람들의 '생각 수준'에 의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그렇게 수많은 댓글까지 다 챙겨 보시게 된거군요... 이제 이해가 좀 더 확실히 가는듯... 지나친 정도만 아니라면야 오히려 필요한 일이니까.
  2. 꼼미 (2010/02/02 09:22)
    미운 사람 버리고, 맘에 안드는 사람 차버리고, 짜증나는 기사 안보는 나보다는 그래도 꼼지가 훨씬 나은게 아닐까 싶네요. 그래도 희망을 버리지 않고 있으니 열심히 보는 거 아닐까 해서 말이죠.
  3. 벵주. (2010/02/02 22:46)
    전문적으로 잡지에 그림 사설을 시작해보시는게 어때요?

    박재동식의 그림 한장으로는 뭔가 부족하고.
    글만 빽빽히 있는 글은 답답하고.

    두개를 병합해서 "그림사설" 장르를 창조/개척해보심이 어떨지.
    • 김상은 (2010/02/03 10:01)
      꼼지님...이것 아주 좋은 생각인데요...꼼지님의 그림 실력과 글 솜씨가 멋지게 조화를 이룰것 같습니다. 진짜루 한번 시도해 보세요. 단, 너무 신랄하게는 그리지 마시고...^_^
  4. commi (2010/02/03 10:36)
    '그림사설'... 멋지다~ 그럼 한국뉴스도 더 열심히 봐야 하는 거?
이름: 비밀번호:
댓글: ( 비밀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