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아마도 몇 해전 황우석 사건때 부터인 것 같다. 하도 어이없는 일이 터졌는데 더 어이없었던 것은 이른바 황빠라는 그 배타적인 민족주의적 광기를 보고나서였다. 그리고 아마도 내가 가졌던 '현명한 민중' 이나 '위대한 시민'에 대한 기대에 금이 가기 시작했던 때도 그 즈음있던 것 같다.
그 뒤로는 늦은 밤 프로그래밍이나 마감이 임막한 논문을 정리 하다가도 문득 문득 벌건 눈으로 뉴스를 훓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일이 잦더니, 이내 습관처럼 되어버린 게다. 뉴스를 열심히 보는 게 무슨 큰 죄일까마는 논문 하나라도 더 읽고, 논문 하나라도 더 쓰고, 하루라도 빨리 졸업해야 하는 가족적 사명을 띈 내게 뉴스 읽기는 한낱 사치에 불과했다.
탈도 많고 말도 많은 우리네 사회가 워낙에 사건도 많이 터지는 바람에 지난 해에는 광우병에, 국제무역사무국에, 정부기록물에,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헌법에, 한 시도 사람을 공부하지 않고는 배길 수 없도록 다양하고도 다양한 사건들이 터져주니, 이 놈의 뉴스에서 벗어날 수가 없더라는 거다.
과유불급. 근래들어 좀 지나치다 싶어 자제 중인데도 쉬이 떨쳐지지 않는 버릇이다. 술김에 기생집에 데려다 준 애마의 목을 치듯 내 인터넷 브라우저들의 목을 칠 수도 없는 일이니 심호흡 몇 번 하고, 이내 헛된 일이 될지도 모를 다짐을 다시 해본다.

박재동식의 그림 한장으로는 뭔가 부족하고.
글만 빽빽히 있는 글은 답답하고.
두개를 병합해서 "그림사설" 장르를 창조/개척해보심이 어떨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