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0 00:32 | 낙서

한국에서 꼼미의 언니의 아들, 그러니까 처형의 아들인데, 부르는 호칭이 있나모르겠다. 잠시 인터넷에 찾아봤는데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예전에는 처도 출가하고, 처의 자매들도 출가해 남의 집에 들어가니 처의 자매의 자식들과는 왕래가 없어 부를 일이 없으니 호칭이 없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암튼, 처형의 아들이 방학을 맞아 우리 집에 놀러 왔다. 오는 짐에 처형이 보내준 책들이 있다. 그 중에 눈에 띄는 책 두 권. 하나는 "PD수첩, 진실의 목격자들"이란 책이고, 다른 하나는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란 제목의 김선주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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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수첩. 9시뉴스 끝나고 스포츠뉴스도 끝난 시간에 방영했던 것 같은데 한국에 있을 때는 사실 잘 안봤다. 왜냐만 보고나면 늘 가슴이 답답하고 불편한 느낌 때문이기도 했는데, 먹고살기도 바쁘고, 내 앞가림하기도 바쁜데, 남의 일로 내가 걱정을 사서 해야하나 하는 아주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기도 했다. 봐봐야 한마디로 뭐 좋을 게 없다는 느낌이랄까. 오늘 그 책의 표지 뒤쪽에 적혀 있는 글을 보고, 아... 바로 이거였어.. 하는 느낌이다.

진실은 먼저 당신을 화나게 한 후에 당신을 자유롭게 한다.
- 글로리아 스타이넘 -

정말이지 PD수첩에 딱 어울리는 말이 아닐 수 없다.

김선주.. 사실 이 책의 추천서를 써 준 정혜신의 글까지만 읽었는데, 정혜신이 하는 김선주에 대한 칭찬은... 난 조금 개인적으로 불편하다. 왜냐하면 내 기준으로보면 정혜신은 정말 글을 잘 쓰기 때문이다. 어쩌면 정혜신이 그리 칭송해마지 않는 김선주의 글보다도 나한테는 좋다. 추천서는 '언어는 존재의 집'이란 하이데거의 정의로 시작한다. 정신과 전문의답다. 그런데 내게는 이 말이 새삼스럽다. 언어가 정신의 집이라면 난 정말 형편없는 집에서 살고 있는거다. 모국어인 한국어를 그닥 잘 구사하는 편도 아닌데다가 이국 생활이라 한국어 책들을 많이 보는 편도 아니고, 그나마 내 존재의 내보이려면 영어로 글을 써야 하는데 몇 번이나 정독하고 고쳐 써도 여전히 완벽한 문장을 만들어내기에는 어렵고, 읽기나 글 이해 속도는 한국어로 하는 속도에 절반에도 훨씬 미치지 못할 것이고, 글 쓰는 속도를 얘기하자면 속도를 이야기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정혜신의 추천글을 읽다가 김선주의 책 내용과는 상관없이, 이국에서 남의 나라 말로 밥벌이하는 내 존재의 집이 참.. 허하다는 느낌을 새삼스럽게 들었다.

읽을만한 책들을 얻으니 맛있는 곶감을 벽장 속에 숨겨놓고 가슴이 든든한 느낌이다. 언제라도 하나씩 빼먹을 수 있고, 그 생각만으로도 몇 시간씩은 기분이 좋아질 수 있으니 말이다.
2010/07/20 00:32 2010/07/20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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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비줴 (2010/07/20 02:20)
    그냥 조카 아녀?
  2. bbyes (2010/07/20 04:39)
    처조카? 걍 조카라고 해도 될듯헌데요 ^^;;;
    • 꼼지 (2010/07/26 11:15)
      앗.. 반갑.. 요즘 어떻게 지내시나요? 다시 회사에 다니시나요?
  3. 꼼지 (2010/07/20 10:52)
    맞네.. 인터넷에 검색을 좀 해보니까.. 처의 초카는 그냥 아내가 부르는대로 부르라네. 남에게 얘기할 땐 '처'를 붙이라고 하고 그러니까 여기에선 '처조카'라고 하는 것이 적절한 표현일 듯 하고, 그냥 내가 면전에서 부를 땐 '조카'라고 부르는 게 맞나보다. 하... 어렵다.. 처형의 남편을 부르는 통일된 이름도 없는 듯 한데, 찾아보니 그냥 '형님'이 가장 무난한 호칭인 듯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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