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타민
난 약 먹는 걸 싫어한다. 그것이 보약이든, 비타민이든 상관없다. 아마도 이건 어릴 적 나쁜 기억 때문일 수도 있다.
어릴 적 나는 약을 잘 삼키지 못했다. 목구멍으로 커다란 것이 넘어간다는 걸 참을 수 없었던 게다. 언제나 물을 몇 바가지나 먹고도 약을 삼키지 못했다. 마신 물 만큼의 구박을 더 받고서도, 결국 약 캡슐을 열어 수저 위에 물로 풀거나, 알약인 경우에는 잘개 부수어 물에 풀어 먹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약의 그 쓰디 쓴 맛을 선명히 기억한다.
운동같은 것으로 몸을 돌볼 생각은 하지 않고, 술이며 담배며 온갖 해롭다는 것은 하면서 다시 몸에 좋다는 음식이며 약을 찾는 사람들, 사실 경멸하며 살아왔다.
그러던 내가 비타민을 먹는다. 꼬박 꼬박 챙겨먹는 것은 아니지만 생각날 때마다 먹어준다. 꼼미는 먹고나면 확실히 다르다던데, 나는 사실 먹으나 안 먹으나 별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지만 그래도 먹어준다. 아픈 것보다 아플까봐 겁이나서이다. 조금만 어디가 이상해도 왜 아플까보다는 아프면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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