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직접 이렇게 양복을 사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결혼식 때 양복은 장모님이 골라주신 것이고 회사를 옮기던 2000년이던가, 큰형이 양복을 사준 것이 마지막이었던 것 같다. 결혼식 때 양복은 이제 너무 구닥다리라 입기는 좀 그렇고, 큰형이 사준 양복이 그나마 좀 입을만은 한데, 지난 번에 꺼내보았더니 좀을 먹었는지 양복 뒤에 구멍이 숭숭 나서, 공식적인 자리에서 입기는 좀 어렵겠다.
인터뷰하기로 한 학교에서 엊그제 항공권 예약 확인 메일이 왔다. 정말 인터뷰를 하기는 하는구나 하면서 새삼스럽게 실감이 났다. 인터뷰할 곳이 있으면 양복을 사기로 지난 해 말부터 벼르고 벼렀는데, 이제는 정말이지, 양복을 사 놓아야 겠기에 드디어 어제 산 마르코스에 있는 쇼핑몰에 갔다.
양복을 산 지도 오래되었지만 정장 양복을 입어본 지도 정말 오래되었으니 옷을 고르는 것도 쉽지 않았다. 한 마디로 취향이나 옷 보는 안목이 구닥다리가 되어 버린 게다.
많이 돌아다녀봐야 크게 차이가 나랴 싶어서 몇 군데 가게만 둘러보고 전시해 놓은 것 중에 괜찮은 것이 있으면 사기로 했다. 남자 정장만 취급하는 곳인 듯한 가게에 들렀더니 장사 잘 하게 생긴 아저씨가 슬림수웃을 추천한다. 자기는 배 나와서 안되는데 너는 될 거라면서 한번 입어보란다. 몸에 꽈악 끼는 것이 예전에 입던 양복과는 참 다르다 싶었다. 훨씬 날씬해 보인다는 꼼미의 말에, 내가 소화하기는 조금 무리다 싶은, 옷을 골랐다. 앞으로 배가 조금만 더 나오면 절대 못 입을 것 같은 그런 옷이다. 소매가 좀 짧다 싶어 같은 치수의 소매가 조금 긴 것을 사 왔다.
집에 와서 셔츠도 입고, 넥타이도 하고, 신발도 신어보니 바지단이 너무 짧아 보인다. 꼼미나 내 눈에는 영 어색해 보이는데 이게 미국식인가보다 하다가 진짜 제대로 된 바지 길이가 궁금해졌다. 인터넷에서 적당한 양복 바지 길이에 대해서 한번 검색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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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꼼미나 내 안목이 구닥다리였던거다. 바지는 예전에 내가 입던 정장처럼 쭈욱 내려와서 신발위에 걸쳐지는 스타일은 제대로 된 것이 아니란다. 복숭아뼈까지 오는 게 제대로라는데 이건 정말 짧아 보인다. 이게 너무 부담스러우면, 신발 뒤꿈치 약간 위까지는 괜찮다는데, 어제 줄여온 내 바지의 길이가 딱 이 정도다.
몸에 좀 더 꽉 달라붙고, 바지는 좀 짧다싶을 정도고, 정장의 소매도, 내가 처음에 입어봤던, 정상 팔길이의 옷이 정석이란다. 소매 밑으로 셔츠가 조금 나와있어야 한단다. 생각해보니 매장에서 점원이 했던 말이 맞았던게다.
하늘이 바다에게 아빠 어떠냐고 물었더니, '헐리우드에서 온 사람 같아요' 한다. ㅋㅋ 내가 품새가 좀 되긴 하지.. 머리 크기만 줄이면 말이지.
옷만 봐서는 인터뷰 합격할 것 같은데, 어찌될런지...



모델 뺨치는 맵시 한번 보게...
오스틴은 무사히 잘 돌아가셨을것으로
믿습니다. 먼 길을 오셔서 좀 더 편히 쉬시다
가셔야 했는데...저희가 선약이 있어서 제대로
모시지 못한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담엔 더 재미나게 보내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