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여름에 3년간 하던 프로젝트가 종료되고나서 후속 프로젝트가 제때 시작되질 않아 어쩔 수 없이 새로 시작한 일이 있다. 직역하면 '외국학생을 위한 서비스' 이런 곳인데 그곳에서 웹매스터로 주당 20시간을 일하게 되었다.
학과 내에서 연구조교를 할 때는 그저 연구실에 죽치고 앉아 일하면 되는 것이었는데, 학과 외부에서 일을 하다보니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도 힘들지만 무엇보다 시간을 칼같이 채워줘야 하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시간을 빼앗기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하루에 여러 가지 일을 같이 해야 하고, 한꺼번에 진행되는 일들이 많아서 정신이 없어졌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인데, 하루를 시작하기 전에 그 날의 계획을 미리 좀 더 자세하게 짜 두는 것이다. 너무 빽빽하게 짜두면 아주 든든한 마음이 들거나 또는 반대로 답답한 마음이 들어, 괜한 딴 짓으로 시간을 보내는 경우도 많으니 주의.
일단, 메모카드(여기서는 flash카드라고들 하던데)를 이용해서, 오늘 날짜를 적는다.
그 다음엔 기간별 목표들을 달 별(MG: Monthly Goal), 주 별(WG: Weekly Goal), 일 별(TG: Today's Goal)로 구분해서 적어 놓는다. 해당 항목별로 체크 표시할 공간을 만드는 걸 잊지 않는다. 다 하고 체크 아웃 하는 재미가 쏠쏠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밑으로는 시간표를 적는데, 시간을 30분 단위로 할 수도 나눌 수도 있고, 1시간 단위로 나눌 수도 있는데, 개인 취향이다. 내 경우에는 30분씩 나눴더니 자꾸만 꾀가 생겨서 예상치 못한 일 때문에 30분 중에 일부를 까먹으면 해당 단위를 그냥 놀아버리는 경우가 종종 생겨서 좋지 않았다. 하지만, 그리고 해야 하는 업무에 따라서는, 그러니까 작업 전환(Task Switching 또는 Context Switching이라고 하면 될까?) 속도가 빠른 업무들을 여러 개 함께 하는 경우에는 30분 단위가 적당할 수도 있겠다.
아래 그림은 오늘 계획표의 예인데, 12시를 시작 시간으로 해서 논문 쓰기에 6단위를 할당하고, 일하기에 5단위를 할당했다.
해당 시간 밑에는 성취도를 색깔별로 표시를 하는데 내 경우에는 녹색은 공부, 파란색은 일, 검은색은 기타 이런 식으로 분류했다. 동그라미 안에 작은 동그라미가 있으면 해당 시간을 제대로 보낸 것이고, 사선이 그려져 있으면 농땡이를 친 시간이다.

이렇게 하루가 지나고 나면 이 시간표를 연구 노트에 날짜별로 붙이는데, 나중에 훑어보면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한 눈에 들어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