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7/05 15:00 | 일상

꼼미의 계산에 따르면 결혼 후 열 두 번 정도 이사를 했다. 신혼 초에는 친구들이랑 후배들 불러서 이사짐을 나르고 했지만, 후배들도 취직하고, 결혼하고 난 후에는 돈을 좀 쓰더라도 포장 이사하는 편이 여러 모로 나을 것 같아서 포장이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나처럼 이사는 힘들고 신경 쓰이는 일이다. 특히 나는 보기와는 다르게 자잘한 것들에 신경 쓰기 싫어한다. 나름 세심한 듯 하지만, 남의 감정을 살피거나 나의 내면을 들여다 볼 때나 쪼잔한 편이지, 잡다한 일을 조리있게 하나 씩 처리하는 데는 그다지 재주가 없다. 특히 회사 일 같이 뭔가 집중하고 해야 할 일이 있을 경우에는 온통 생각이 그곳에 가 있는 편이라 이사처럼 여러 가지로 자잘하게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때는 역시, 보기와는 다르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다.

미국에서 하는 세 번째 이사가 된다. 이번에는 주 경계를 넘어 가는 일인데다가 생활 터전을 완전히 옮기는 일이라 더욱 신경이 쓰인다. 게다가, 어른들이 보시면 욕하시겠지만, 나이가 들어가서 그런지 짐 싸는 일이 점점 힘들어진다. 그리고, 2년 전 사고 이후, 몸이 완전한 상태가 아니라 박스들고 조그만 바쁘게 왔다 갔다 해도 발목이 아프다. 발목도 발목이지만 전반적으로 몸이 너무 약해져 있는 것 같다. 옛말에 공부에도 때가 있다더니, 서른 중반 넘어 공부하는 것이 그야말로 마음만으로는 되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월급장이 생활을 다시 시작하면 제일 먼저 몸을 잘 추스리는 일부터 시작해야겠다.

호빵은 올 해 들어 부쩍 커버렸지만, 번개는, 적어도 내게는, 아직도 아기같은데, 이사짐 싸는 일에 이 놈들이 한 몫을 단단히 한다. 좀 무거워 보이는 박스들도 이 놈들과 함께 영차 영차 하면 문제 없이 들 수 있다. 이 놈들이 생각보다 힘이 세다. 옛 어른들이 아들 낳고 기뻐하는 마음을 이해할 듯 했다는 거다. ㅎㅎ
2009/07/05 15:00 2009/07/05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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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꼼미 (2009/07/05 15:41)
    힘센 딸들도 많은데... 장난도 덜 치고 엄마도 더 잘 도와주지 않을까. 지금이라도 어디서 하나 구해오고 싶구먼...
  2. 이은선 (2009/07/07 01:46)
    제가 어렸을때 쌀가마니 들었던 기억이 있는 힘센딸이긴 한데 나이가 많아 주워가달라고 못하겠어요 ^^;;;;
  3. commi (2009/07/08 01:34)
    와우... 쌀한가마니...환상! 우리 친하게 지내면 안될까요? 미시건 가면 좀 오시죠... 숙식 보장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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