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04/01 21:11 | 낙서

저작권법이 정말이지 멋지게(?) 개정되었다. (참고 기사)

개정된 법률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불법복제물의 삭제 또는 전송 중단조치를 받은 게시판에 대해 심의를 거쳐 6개월간 게시판을 정지하거나 또는 폐쇄할 수 있다고 한다.

불법복제물에는 영화나 음악 뿐만 아니라, 신문의 사설이나 만평 같은 것들도 포함된다. 내가 알기로는 신문기사를 그대로 퍼다가 옮겨놓는 것은 당연히 불법 복제이고, 링크를 걸어놓는 것까지 복제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러니 정부 마음에 들지 않는 게시판은 게시글 중에 불법 복제에 해당하는 것 찾아내서(이거 아주 쉽다) 6개월간 닫아버리거나, 아니면 알바시켜서 불법복제 게시물을 올려놓고는 폐쇄시킬 수도 있게 된 것이다. 

사이버 모욕죄에서 모욕당한 당사자의 고소없이도 경찰이나 검찰이 인지하고 수사에 들어갈 수 있게 하려고 하는 것처럼, 이번 개정안에서는 저작권자가 저작권 침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아도 정부가 스스로 저작권 침해 여부를 문제삼을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다. 어떤 신문사의 만평을 퍼갔다고 치자. 신문사 입장에서는 상관없다고 하더라도 정부에서 '아.. 이거 저작권침해네.. 이 게시판 손 좀 봐야겠다..' 싶으면 손을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근데, 그 '게시판'이란 것이 참 모호한 표현이다. '다음'에는 수많은 '게시판'들이 있는데 불법복제물이 그 중 하나의 게시판에 게시되어 문제가 되면 '다음' 서비스를 닫게 되는 것인지, 아니면 해당 게시판만 닫게 되는 것인지 궁금할 따름이다. 해당 게시판만 닫아야 한다면, 그저 새로운 게시판을 계속 만들면 되는 일 아닌가? 예를 들어 '아고라'가 폐쇄되었다면 '아고릴라'란 게시판을 만들어 메인 화면에서 링크해주면 그만이지 않나? (그래도 많은 게시글들에 대한 접근이 차단될테니 효과는 있겠다.)

뭐 하자는 건지..

이건 뭐 저작권법 개정이 아니라 '아고라' 게시판 금지법이라고 불러줘야 하지 않을까?
2009/04/01 21:11 2009/04/01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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