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도 전에 LG DTV연구소에 일할 때 일이다. Digital TV 시대를 맞아 VOD니 DVR이니 하는 시스템에 대한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적어도 연구소 내에서는 말이다. 기술적으로 극복해야 할 점들이 너무나 많았었다. 그 당시에는. 당장에 DVR을 위해서는 고용량이고 고속의 저장매체가 필요했는데, 당시의 하드디스크 기술로는 용량문제뿐만 아니라 고용량 하드 디스크의 경우에는 가격도 어마어마하고, 전기소모도 많을 뿐더러 안정성도 믿을만 하지 않아, 상품화하기는 갈 길이 멀었다.
생각해보면 테라바이트급 하드디스크가 100불 선으로 내려온 지는 2, 3년 밖에 되지 않았으니 10여년 전에야 오죽했으랴. 몇 해 전, Texas A&M의 Brain Network Lab에서 수행하던 프로젝트에 테라급 저장매체를 사는 비용으로만 5,000불 넘게 책정되어 있었고, 프로젝트가 제안될 당시에는 그 정도 가격은 당연한 것이었으니 10여년 전의 기술로 구성해본 DVR과 VOD 서비스는 어쩌면 뜬 구름 잡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10여년 전에 생각해보던 그런 시스템이 현실로 되어 우리 집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것을 보니, 그것 참 감회가 새롭다고 해야하나.. 현재 눈에 보이는 기술적 제약에 우리의 상상력을 가두어선 안되는 것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다시금 새록 새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