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혼자서 끙끙대며 짐들을 차까지 날랐다. 전산과 건물 주변이 공사중이라 차를 건물 바로 앞까지 가져올 수가 없다. 몇 배는 시간이 더 걸리고 쓸데없이 힘들다. 짐들을 차에 모두 실어놓고 차를 다시 주차장까지 몰았다. 주차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다. 이 길을 셀 수 없이 많이 걸었을텐데 여태껏 한 번도 마음 편하게 걸어본 적이 없는거다. 가끔씩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심호흡도 했을텐데, 오늘처럼 이렇게 천천히 그리고 유유히 교정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어제 마무리하려고 했던 일들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학과장 서명이 필요한 서류를 학과에 넘겨놓았는데, 서류가 아직 내게 넘어오지 않았다. 금요일 오후 5시가 마감인데 말이다. 게다가 어제 마무리하려고 했던 프로그래밍 작업이 오늘 테스트해보니 생각만큼 잘 돌아가질 않는다. 아무래도 마무리를 잘 하고 가야지 싶은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가야되는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천상 나는 기술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