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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6/26 꼼지 이런 느낌
2009/06/26 02:57 |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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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 물품들을 정리하고, 책들을 바리 바리 쌌다. 몇 년 째 책꽂이에 쌓여있던 논문 인쇄물들은 모두 쓰레기통에 버렸다. 뭔가 중요한 것들, 혹시 다음에 다시 보려고 표시해 놓은 것들도 있을텐데 그냥 다 버렸다. 이것들을 버리면 무슨 큰일이나 날 것 같아, 몇 년을 갖고 있던 것들인데 막상 버려도 아무 일도 없다. 천지개벽 같은 것은 일어나지 않는다. 오히려 마음 한편이 홀가분하다.

혼자서 끙끙대며 짐들을 차까지 날랐다. 전산과 건물 주변이 공사중이라 차를 건물 바로 앞까지 가져올 수가 없다. 몇 배는 시간이 더 걸리고 쓸데없이 힘들다. 짐들을 차에 모두 실어놓고 차를 다시 주차장까지 몰았다. 주차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문득 이런 생각이 드는거다. 이 길을 셀 수 없이 많이 걸었을텐데 여태껏 한 번도 마음 편하게 걸어본 적이 없는거다. 가끔씩은 하늘을 올려다보며 심호흡도 했을텐데, 오늘처럼 이렇게 천천히 그리고 유유히 교정을 걸어본 적이 없었다.

어제 마무리하려고 했던 일들이 아직 다 끝나지 않았다. 학과장 서명이 필요한 서류를 학과에 넘겨놓았는데, 서류가 아직 내게 넘어오지 않았다. 금요일 오후 5시가 마감인데 말이다. 게다가 어제 마무리하려고 했던 프로그래밍 작업이 오늘 테스트해보니 생각만큼 잘 돌아가질 않는다. 아무래도 마무리를 잘 하고 가야지 싶은데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자니 마음이 불편하다. 이 문제를 해결하고 가야되는데 생각이 드는 걸 보면 천상 나는 기술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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