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시건이 나에게 눈의 본때를 보여 주고 있다. '눈이란 이런거야... 이게 바로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매서운 눈보라라는 거야...'
아이들은 어제에 이어 내일도 학교가 휴교가 되어 때아닌 방학이다. 아이들과 함께 차고 앞과 현관앞 눈을 이틀에 걸쳐 치웠다. 날씨가 영하이다 보니 눈이 얼어서 치우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도 나도 계속 쏟아져 내리는 눈발 속에서 얼굴이 벌개지고 콧물이 줄줄 흘러 내리도록 눈을 치웠다. 아이들이 너무 추울 것 같아 그만하고 들어 가자고 하면 그 와중에도 눈속에서 둥그는게 좋기만 한듯 호빵과 번개는 잡은 삽을 놓지 않았다. 눈을 대충 치우고 나서 조심 조심 가까운 빵가게로 스프를 먹으러 갔다. 눈보라는 하염없이 계속되는데 그걸 뚫고 가서 빵과 스프를 넉넉히 시켜서 눈 나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호빵은 수학 숙제를 하고 번개와 나는 수다를 떨었다. 이런게 축복처럼 내리는 행복인거란 생각, 그 행복의 느낌, 그런걸 맘껏 껴안고 싶었다.
어제는 밤새 눈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이중창에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소리가 시끄러워서가 아니다. 그냥 막강하고 냉정한 겨울을 만날때마다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떠올라서다. 아주 춥고도 한편으론 따스했던 겨울. 겨울이 아무리 내게 잔인해도 난 겨울을 싫어 할 수가 없다.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겨울이 내게 아무리 냉정하고 모질어도, 나는 겨울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겨울과, 그리고 눈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