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겨울, 눈이 오다
겨울이 따뜻한 것이
창틀에 먼지 쌓이듯
뭉친 먼지가 숨통을 죄이듯
거친 숨소리 일으키는
우리 마음의 오염 탓이 아니기를
겨울이 따뜻하여
스물 스물 생명 갉아먹는
나무 좀먹고 땅 슬게 할
허튼 벌레들 기운 성성케 하고
움틀 싹 깊숙한 기운 잃게 옥죄지 않기를
겨울이 가도록
컴컴한 골방 같은 구석진 어느 그늘
칼날 같은 도시의 팽팽한 긴장 늘어진 욕망
날아갈 듯 치솟은 땅과 하늘 사이 어디쯤만 같은 궁의 처마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 구원받은 자나 버림받은 자
어디에도
모두에도
하얀 눈 오지 않았다.
겨울이 따뜻하여도 눈이 올까
눈이 오면 추워질까
잡아먹을 듯 덤벼드는 일상을
소리 없이 나지막히 스며들어 꼼짝 못하게 할
아, 눈이 온다
높은 하늘 빙빙 돌며
쉽게 땅에 내리지 않으며
다시 하늘 위로
한참 돌다 돌고 돌다
어렵게 땅으로
눈이 오신다
추운 겨울 두려워 하는 자
쨍그렁 차가워 번쩍 정신이 난다
열기만 가득한 쉴 새 없는 오늘은
쨍그렁 유리조각처럼 깨어져 멈춰버려라
다시 겨울이 겨울 될 수 있도록
다시 우리의 정신이 차가울 수 있도록
다시 이 땅을 갉아 먹는 벌레들 사라지고
다시 새 싹의 굳은 기운 세지도록
갈 것 가고 올 것 올 수 있도록
오늘 따뜻한 겨울이어도 눈 오시어라
한 껏 한 껏 오고 또 오시어라
내일 우리 마음 풍년 들도록
아, 눈 온다, 눈이 오신다
2004. 1.
겨울이 따뜻한 것이
창틀에 먼지 쌓이듯
뭉친 먼지가 숨통을 죄이듯
거친 숨소리 일으키는
우리 마음의 오염 탓이 아니기를
겨울이 따뜻하여
스물 스물 생명 갉아먹는
나무 좀먹고 땅 슬게 할
허튼 벌레들 기운 성성케 하고
움틀 싹 깊숙한 기운 잃게 옥죄지 않기를
겨울이 가도록
컴컴한 골방 같은 구석진 어느 그늘
칼날 같은 도시의 팽팽한 긴장 늘어진 욕망
날아갈 듯 치솟은 땅과 하늘 사이 어디쯤만 같은 궁의 처마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 구원받은 자나 버림받은 자
어디에도
모두에도
하얀 눈 오지 않았다.
겨울이 따뜻하여도 눈이 올까
눈이 오면 추워질까
잡아먹을 듯 덤벼드는 일상을
소리 없이 나지막히 스며들어 꼼짝 못하게 할
아, 눈이 온다
높은 하늘 빙빙 돌며
쉽게 땅에 내리지 않으며
다시 하늘 위로
한참 돌다 돌고 돌다
어렵게 땅으로
눈이 오신다
추운 겨울 두려워 하는 자
쨍그렁 차가워 번쩍 정신이 난다
열기만 가득한 쉴 새 없는 오늘은
쨍그렁 유리조각처럼 깨어져 멈춰버려라
다시 겨울이 겨울 될 수 있도록
다시 우리의 정신이 차가울 수 있도록
다시 이 땅을 갉아 먹는 벌레들 사라지고
다시 새 싹의 굳은 기운 세지도록
갈 것 가고 올 것 올 수 있도록
오늘 따뜻한 겨울이어도 눈 오시어라
한 껏 한 껏 오고 또 오시어라
내일 우리 마음 풍년 들도록
아, 눈 온다, 눈이 오신다
2004. 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