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얼굴도 자고 일어나 부시시한 모습으로 거울을 보면 저녁엔 없던 주름이 굵게 져 있는 걸 보는데 그건 남편의 얼굴도 마찬가지다. 내 얼굴이야 거울 안볼 때는 모르지만 아침밥을 먹으며 남편 얼굴을 보니 그야말로 이른바 내 천 (/||) 자 주름이 하루 하루 짙어지는 게 보인다.
남편을 처음 만난게 1988년이니 이젠 정말 알고 지낸지 20년이다.
이 세월을 어떻게 간단히 지워버릴 수 있겠나. 좋은 세월도 있었고 안좋은 세월도 있었지만, 철없을 때부터 보던 얼굴인데 지 좋아서 하는 짓이던 남 시켜서 하는 짓이던, 아직도 고생하며 하루 하루 변해가는 남편의 얼굴을 보면 측은한 생각이 절로 든다. 더욱이 사고 이후에는 남모르게 더 몸고생 맘고생 해서 그런지 갑자기 더 팍 늙은 것 같아 여러가지로 미안하다. 새해에는 남편이 좀 더 건강하고 힘내기를 바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