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자의 자책감

 | 하루
2009/05/29 13:12
엄마가 돌아 가신 후에 밀려 왔던 감정과 너무나 유사하게, 나의 엄마가 그랬듯, 한 줌의 흙이, 바람이, 공기가 되어 버리신 노무현을 현실로 받아들여야 하는 지금 마음 속을 차지 하고 앉은 건 후회와 허무 뿐이다.

이 자책감을 이겨 내어야 우리가 다시 살 수 있을 텐데, 노무현을 내가 죽였다는 자책감에서 벗어나기가 너무나 힘이 든다. 그 자책감 때문에 나도 따라 죽을 수는 없는 일이고, 살아 남은자로서 해야 할 일을 생각해야 할 텐데, 아름다운 사람을, 무척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후에 자책감이 밀려 오면 다시 사는 일이 너무나 죄스럽고 허무해서 다시 두발로 서기가 너무나 힘들다.

오년 전 엄마를 묻고 쓰러지는 나에게 나를 사랑하고 우리 엄마의 명복을 빌어 주는 이들이 그랬었다. 엄마를 가슴에 묻고 엄마를 생각하며 다시 사는 거야. 엄마교의 신자처럼. 그러나 그 고통과 허무를 내 몸이 하나씩 회복해 나가기까지는 얼마나 힘이 들었던가. 그리고 얼마나 많은 친구들의 보살핌이 필요 했던가.

아직도 나는 가끔 엄마를 그렇게 빨리 돌아가시게 한 건 나라는 생각에 빠진다. 혼자 소파에 누워 멍하니 창밖을 바라 볼때나, 자동차에 엔진 오일을 갈면서 금방이라도 부서져 버릴 듯 허름한 의자에 앉아 푸르디 푸른 하늘을 바라 볼 때나, 베란다 의자에 앉아 화초들 너머로 내리는 빗줄기를 바라 볼때면....

불속으로 들이 밀어지는 관은 내가 믿고 사랑하면서도 비판했던 최고 통치자, 정치인으로서 노무현 대통령의 것 아니라 아버지같은 노무현의 것이었다. 엄마의 관이 들이 밀어졌을 때와 똑같이 그 관을 보며 후회와 자책감으로 펑펑 울 수밖에 없었다. 내가 노빠가 되었어야 했는데. 내가 그에 대해 좀 더 알았어야 했는데...

이젠 그의 죽음과 나의 죄의식을 품고 다시 삶 앞에 서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노제에 참여했던 많은 사람이 나와 같지 않을까. 그런데 이런 우리들에게 노무현을 가슴에 묻고 노무현교의 신자가 되어 살자는 말을 해 줄 사람은 우리들 자신 밖에 없지 않을까. 나에게 누군가 이런 말을 해주면 좋겠다. 엄마가 돌아 가셨을 때, 우리 언니가 나에게 그래 주었듯이,

"노무현을 가슴에 묻고, 그를 생각하며 다시 사는 거야. 노무현교의 신자가 되는 거지."

나의 죄를 고백하면서 말이다....

2009/05/29 13:12 2009/05/29 13:12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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