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단 있는 마음

 | 하루
2010/01/29 11:20
공적인 자리에서 다른 사람들 앞에 설 때는 일단 강단이 필요하다. 속으로는 후들 후들 떨리고 어떻게 이 상황이 지나갈까 온갖 잡생각이 다 들더라도 온 몸의 표면은 멀쩡한 껍질로 무장하는 게 필요하다.

남 앞에서 이야기 좀 하는 것은 남 앞에서 연주를 하는 것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전문 연주가들은 적어도 이런 강단을 갖춘 사람들이고 반드시 갖춰야 하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강단을 품는 게 절대 쉬운 일이 아닌데 이걸 가능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그 순간을 스스로 즐기는 거다.

스스로 자기 연설과 자기 강연을 즐기고 빠져들지 않고서는 강단 있게 남을 설득하거나 가르칠 수 없고, 자기가 지금 연주하는 음악을 진정으로 사랑하고 거기에 빠져들지 않고서는 그 어떤 세계적인 연주자도 감동적인 무대를 만들 수 없다. 즉, 훌륭한 강연도 위대한 연주도 바로 그 순간 자신이 하고 있는 무언가를 깊이 사랑하고 즐기고 있을 때 가능하다.

강단을 갖기 위해서 그 순간 하고 있는 것을 사랑하고 즐겨야 한다고 했는데, 그런 마음은 거짓과 위선으로는 절대 생겨나지 않는다. 스스로 노력이 적고 의심이 많으면 제대로 즐길 수 없다. 즐기는 일에 온전히 몰입하지 못하게 된다.

그러니까 강단 있는 모습은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것에 대한 사랑과 즐김, 그리고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의 열심과 진정을 바탕으로 한다.

만일 오바마의 강단 있는 연설이 그의 지지율을 단박에 높였다면 그는 열심과 진정을 바탕으로 그 순간 자신의 연설을 스스로 사랑하고 즐기고 있었기 때문일테다.

어젯밤 모임에서 내가 조금이나 강단 있는 모습을 보였다면 그건 그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나 자신이 진정으로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참여하는, '사랑하고 즐기는'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아주 아주 사소한 일들에도 나 자신 이런 생각을 붙들고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런 점에서 오늘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열심을 다해 하고 (즐기고)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의 걱정은 내일 하기로 한다.
2010/01/29 11:20 2010/01/29 11:20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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