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동네에서 만난 첫 목련
이성복
느낌은 어떻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필 때
느낌은 그렇게 오는가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질 때
느낌은 그렇게 지는가
종이 위의 물방울이
한참을 마르지 않다가
물방울 사라진 자리에
얼룩이 지고 비틀려
지워지지 않은 흔적이 있다
봄이 왔다. 오늘은 비록 눈이 나릴 듯이 흐린 가운데 온도가 뚝 떨어졌지만 미시건에도 봄은 왔다. 이 곳에서 '꽃나무에 처음 꽃이 피'는 걸 보았을 때, 가슴이 찡하면서 순간 약이라도 한움큼 털어 넣은 몽롱한 기분 같았던 건 이성복 시인이 보듬어 놓은 그 '느낌,' 바로 그것이 아니었을까. 그렇담,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질 때' 난 다시 그 '느낌'에 빠질게 분명하다.
'꽃나무에 처음 꽃이 피는' 걸 볼 때 오는 '느낌'과 '꽃나무에 처음 꽃이 지는' 걸 볼 때 져갈 '느낌'. 나에게 그 느낌은 '엄마가 계셨으면' 그리고 '엄마는 정말 가셨구나' 하는 그 느낌과도 비슷하다. 그래서 엄마의 영혼이 자리한 마음 속은 따뜻해도 내 마음의 거죽은 이렇게 사계절 시린가 보다.
'종이 위의 물방울이' '마르고' 난 '얼룩'처럼 살아가는 나날에는 모든 흔적이 남는 법인거다. 잊은 듯해도 다 버리고 떠나온 듯해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