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무리

 | 하루
2010/02/10 16:54
전통음악관련 한영번역일을 마무리 지을 때마다 내가 잘 하고 있는 건가 하는 마음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다. 비록 잘하기 때문에 하는게 아니라 계속 하다보면 잘하게 될꺼라는 믿음으로 시작한 일이긴 하더라도. 그 믿음이 없었다면 시작도 못했을 테고 지금까지 이렇게 뜨문 뜨문 계속 해오지도 못했을 테다.

한국을 떠나 올 때, 한 친구가 뜬금없이, "네 꿈을 꼭 이루기 바래" 라고 카드에 적어 주었던게 마음에 남아 있다. 별로 친한 애도 아니고 한번도 그애와 서로의 꿈 같은 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기억조차 없는데 그애는 송별모임에서 나에게 그 말을 남겨 주었다. 그때는 그 말에 '과연 내가?'란 생각은 마음에 담았어도 '무슨 꿈?'이란 질문을 갖진 않았던 것 같은데, 이젠 나의 꿈이 무엇이었는지 정말 잊은 듯하다. 나에게 꿈은 더이상 남아 있지 않다는 말이 더 정확할지도 모르겠다.

어제밤 반쯤 미친 기묘와 같이 반쯤 미쳐가며 긴통화를 이어 가면서, '살기 위해 산다고' 말했다. 죽기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살기 위해 사는 거라고. 요즘의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살기 위해 살고 있는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스로 나는 바보라고 여기다가도 이렇게라도 살고 있으니 웃어보자 하는 나를 본다. 여기 저기 넋두리를 해대면서, 헤매이면서, 서성이면서. 혼자 그렇게 어슬렁거리면서.

어쨋든, 오늘은 분량도 얼마 되지 않았는데 질질 끌고 있던 번역원고를 마감시켰다. 그런 날이었다.

오늘 얘기 끝.
2010/02/10 16:54 2010/02/10 16:54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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