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

 | 하루
2010/07/16 22:58
메신저 저 너머에서 언니가 말했다.

"오히려 큰 일엔 덤덤해도 작은 일엔 부르르 떨리고 밤잠도 설쳐... 미물이라 그렇지..."

미물이라. 미천한 생물이다. 우리가. 내가.
그 말이 갑자기 너무 편안하게 다가왔다.
난 미물이다.
그러니 아침엔 자식 때문에 온세상이 뒤집어 지기라도 한듯 불처럼 솟았다간
저녁엔 다시 그 자식들이랑 끽끽 거리며 내일을 준비하는 거다.

난 미물이니, 뭐 하나 제대로 하며 살고 있는 것 같지 않아, 이런 세상 뭐하러 사나 하다가도
아침이면 그런 마음 씻은 듯이 다시 뭐라도 이룰 것 마냥, 커피 한잔 찐하게 마시고 펄펄 뛰어 보는 거지.

미물이니까.

미물로 사는 거다. 미물인 만큼만.
2010/07/16 22:58 2010/07/16 22:58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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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무네
    2010/07/23 14:2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미물이라니...동물계의 최고영장류인 인간인데...참 우산쓰는 동물은 인간밖에 없다지 아마...개구리 왕눈이네 빼고...미물이라도 인간으로 태어난게 어딘데...감사해야지.

    간만에 나무가 낮잠자주는덕에 오랜만에 블로그 와보니 넘 볼게 많네. 재락씨랑 찍은 나무 사진도 있고...무슨 귀한 아들은...그냥 늦둥이일 뿐이지.

    첫 댓글겸 방명록이라 멋진말 쓰고 싶은데 미물이라 이 또한 쉽지 않네. 내일 미물들끼리 만나서 재미나게 놀아보자구!
    • commi
      2010/08/04 22:13
      댓글 주소 수정/삭제
      이렇게 귀한 분이 왕래 하셔서 소중한 답글을 달아 주셨는데, 이제서야 답을 하다니. 내가 너무 '싸가지'가 없는듯...^^ 아이들 따라 다니는 와중에 책이라도 좀 볼라치니 컴 앞에 앉아 차분히 글 한자 쓸 시간은 없네 그려... 그집 소식 늘 궁금한데 참고 있는 중. 무소식이 희소식. 좋은 소식 있으면 바람에 실려 금새 도달할꺼라고 무작정 믿으면서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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