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별 - 장석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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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22 17:11
기별



장석남


노래를 좋아해 나는 어느날
전기 기타를 사다가는
무슨 곡조를 알아서라기보다는
그저 이런저런 길고 짧은,
높고 낮은 음들을 만지면서
더듬으면서
앉아 있기도 한다네
그러면 기타가 봄이 온다는
소리도 낸다네 지금은 한겨울이니까 그 소리는
금이 간 채 피어오르는 목련꽃 아래께에
가서나 들어보게
소리가 거기까지에서 들리거든
내게 기별을 해주도록
그 기별은 전화로보다는
봄날이라도 아주 가끔씩만 볼 수 있는
는개 같은 게 뜨는 것으로다
해주게나
그게 좋아 자네나 나나 좀
기별에서도 얼만큼은
가려져 있는 게 좋아
거기서도 여기서도
는개 같은 눈을 뜨고 서로
한데를 바라보아도 좋아
그 기별중에
봄은 가도 좋아



말로는 전해지지 않는 것을 시는 전해 준다. 시가 좋은 이유.
내 마음의 말들도 시처럼 전해지면 좋으련만, 내 입을 지나 나오는 말들은 영 못났다.
내 마음의 못난 것들만 입을 통해 세상으로 나오는 듯. 가끔 뱉어낸 모든 말들이 후회스런 이유.
사십 넘어 나이 먹어 가는게 무엇인지 하루 하루 보이는 날들.

2011/02/22 17:11 2011/02/22 17:11
Posted by 꼼미

하얀눈과 행복

 | 하루
2010/12/13 23:25
미시건이 나에게 눈의 본때를 보여 주고 있다. '눈이란 이런거야... 이게 바로 영하 10도를 넘나드는 매서운 눈보라라는 거야...'

아이들은 어제에 이어 내일도 학교가 휴교가 되어 때아닌 방학이다. 아이들과 함께 차고 앞과 현관앞 눈을 이틀에 걸쳐 치웠다. 날씨가 영하이다 보니 눈이 얼어서 치우기가 쉽지 않았다. 아이들도 나도 계속 쏟아져 내리는 눈발 속에서 얼굴이 벌개지고 콧물이 줄줄 흘러 내리도록 눈을 치웠다. 아이들이 너무 추울 것 같아 그만하고 들어 가자고 하면 그 와중에도 눈속에서 둥그는게 좋기만 한듯 호빵과 번개는 잡은 삽을 놓지 않았다. 눈을 대충 치우고 나서 조심 조심 가까운 빵가게로 스프를 먹으러 갔다. 눈보라는 하염없이 계속되는데 그걸 뚫고 가서 빵과 스프를 넉넉히 시켜서 눈 나리는 창밖을 내다보며 호빵은 수학 숙제를 하고 번개와 나는 수다를 떨었다. 이런게 축복처럼 내리는 행복인거란 생각, 그 행복의 느낌, 그런걸 맘껏 껴안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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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밤새 눈과 바람이 만들어내는 이중창에 잠을 이루기가 힘들었다. 소리가 시끄러워서가 아니다. 그냥 막강하고 냉정한 겨울을 만날때마다 잊을 수 없는 기억들이 떠올라서다. 아주 춥고도 한편으론 따스했던 겨울. 겨울이 아무리 내게 잔인해도 난 겨울을 싫어 할 수가 없다. 사랑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겨울이 내게 아무리 냉정하고 모질어도, 나는 겨울을 사랑한다. 사랑한다.... 겨울과, 그리고 눈과 함께 할 수 있어 행복하다. 행복하다...
2010/12/13 23:25 2010/12/13 23:25
Posted by 꼼미

겨울 풍경

 | 하루
2010/02/10 17:20
이런 걸 고즈넉한 풍경이라고 말해야 하나. 오히려 삭막한 풍경이라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따뜻해 보이는 거라곤 눈 뿐이다. 사람의 체취가 없는 미국 시골 아파트 풍경은 자연도 없는데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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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오케스트라도 못간 어제,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함께 눈싸움을 하자고 나섰다. 눈위에 걷는 게 조심스러워 아이들과 눈장난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웃었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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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17:20 2010/02/10 17:20
Posted by 꼼미

눈풍경

 | 하루
2009/12/10 10:22
연말을 한 삼주 남겨 두고 눈이 오기 시작했다. 이틀을 비같은 눈이 오더니 기온이 내려가면서 눈보라 (blizzard) 로 바뀌었다. 새벽녁 운동가는 길에 밟히던 눈은 고운 모래가루 같았다. 창밖으로 보이는 눈풍경에 엄마를 다시 본것마냥 기쁘다. 엄마는 생전에 눈오는 날을 무척 좋아 하셨다.
"얘들아, 눈왔다!"
"얘들아, 눈이온다....!"
하시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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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온 날에도 열매는 여전히 빨갛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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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 차를 들고 나가 2분을 견디기가 힘들었다. 기온을 보니 현재 -10도. 화씨로는 14도.
이 추운 날씨에도 새들은 잘도 날아 다녔다. 꽁꽁 얼어 날다가 땅으로 뚝 떨어져 버리는 건 아닌가 걱정이 됐다.

2009/12/10 10:22 2009/12/10 10:22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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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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