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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

 | 하루
2010/06/04 11:13
부모가 되면, '내가 지금 내 자식을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거 맞아'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정말 정말 많다. 그것도 심각할 때도 많다. 나도 그런 나날이 있었다. 앞으로도 순간 순간 또 있을테다.

그런데 한 걸음 떨어져서 보고 정말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을 차분히 그리고 진지하게 해보면 변화가 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가 그렇듯이 아이들 사이와의 관계도 배우고 노력하고 시도하는 가운데 나아진다.

우울한 이유는, 이틀 사이 내 또래 아이들을 둔 세 명의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되면서다. 별말 한 건 없었다. 그냥 자식들이 걱정이라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또는 잘 키우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부모면, 엄마면 다 수십번 내뱉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문제는 나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때 내가 하는 반응의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를 마치고 나면 내가 한 모든 말, 내가 하지 않은 모든 말이 다 후회가 되고 그것에 짜증이나고 그것 때문에 우울해진다.

아이들 교육 문제에 민감한 건 모든 부모들이고 모든 엄마들이다.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기분 나쁠 때가 있고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맞는 말 같을 때가 있다. 나는 무섭다. 경험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내 말이 상대방에게 혹여 상처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의 실없는 한마디, 또는 나의 성의없어 보이는 대답 하나가 상대방을 마음 아프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참 답답하다. 그리고 우울하다. 나와 통화한 상대방들이 그렇단 얘기가 아니라, 내 자신이 그렇단 얘기다. 내가 아이들 교육문제에서 바라는 거란 건, 부모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자신의 행복을 남과 더불어 추구해 나가는 아이들로 키우자는 것인데, 그런 내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기가 왜 이리 어려울까. 아님, 왜 그런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는데 소극적이어야 하는가. 어떤 사람에게 내가 심하게 자기 생각을 잘난척 떠벌이는 사람처럼 느껴질테고 어떤 사람에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사람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오늘 아침 그런 생각을 하고 앉아 있는 내가 우울하다.

나가 버려야지...
2010/06/04 11:13 2010/06/04 11:1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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