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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동적 인간

 | 하루
2009/04/30 12:26
나란 사람, 별로 능동적 인간은 아닌 듯 싶다.

갑작스럽게 새로운 번역일을 엉겁결에 떠맡고는 오늘 아침은 정신을 차려지는 걸 보니 말이다.

지난번 번역 일을 달랑 끝내 놓고, 우리가락 교실로 일주일 바쁘다고 하더만, 그거 끝나고 몇일은 몸의 기운이 쭉 빠진 것이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흐느적 거렸다. 오후에 아이들 가르치는 일을 직업처럼 하고 있고 이번주 있을 UT String Project 봄 연주회 반주를 준비하고 있기는 하지만, 오전의 여유로운 시간을 활용해서 나 스스로 계획했던 일에 진전을 보이고 있지 못하다보니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터였다.

번역, 특히 한글을 영어로 번역 한다는게 처음부터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계속 한다고 해도 결코 쉬운 일이 될 성 싶지는 않다. 누가 말했던 대로, 번역이라는 게 단순히 단어를 바꿔치기 하는 일이 아니라, 한 나라의 문화와 사상과 습성을 다른 나라의 문화와 사상과 습성으로 바꾸는 일이기 때문이다. 영어의 한글 번역은 좀 더 빨라지고 훨씬 수월해져 가는 걸 느끼는데, 그 반대는 여전히 난관이 많다. 일단, 아직 내 자신의 영어 문장 실력이 그닥 뛰어난 편도 아니고, 국악 관련 번역을 하고 있지만 내가 국악 전공자나 한국문화 전공자도 아니니 말이다. 그냥 위로 삼는 건, 그나마 내가 경계를 불문하고 음악과 문화에 관심이 있고, 한국 문장을 이해하고 쓰는데는 큰 문제가 없으며, 미국에 살면서 영어로 글쓰고 읽는데 또한 관심이 있다는 것 정도.

어쨌든, 자신을 그 어떤 것에도 모자른 인간이라고 생각하다 보니, 그 모자름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그저 시간과 열의를 투자하는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그 생각이 오늘 아침에 나를 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수동적 인간이긴 하지만, 그래도 희망적인 수동적 인간이라고는 할 수 있을까?


2009/04/30 12:26 2009/04/30 12:26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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