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개봉한 해리포터 영화를 본다고 집 근처 영화관을 찾아 갔다. 이 도시에 이렇게 사람들이, 특히 아이들이 많이 살고 있었나 싶게, 이사온 이래로 가장 많은 사람들을 한꺼번에 볼 수 있었다. 비가 내리는 데도 작은 마을의 영화관에 사람들이 그토록 모여든 건 '해리포터'와 '방학을 맞은 아이들'과 '일요일'이라는 변수 때문이었을 꺼다.
호빵은 해리포터 연작을 두번째 독파 중이고, 번개는 드디어 해리포터 1권에 눈을 박게 되었다. 나 또한 해리포터 책과 영화의 팬이니 개봉한 해리포터를 보러 가는데 발걸음이 무거웠던 사람은 오직 꼼지. 그동안 자의는 없이 타의 만으로 모든 해리포터 영화를 보면서 영화관에서 불편한 잠을 자야 했던 그로서는 세시간이 넘어 간다는 이번 영화의 상영 시간동안 고개를 어떻게 꼬고 잠을 자야 할지가 고심스러웠겠지.
중학교 시절 새로 이사간 동네에서 가장 처음 찾아 보았던 게 만화방이듯이, 꼼지와 나는 이사를 가면 제일 먼저 위치를 확인하는 곳 중의 하나가 영화관이다. 집에서도 비디오다 인터넷 불법 다운 로드다 해서 영화를 보지만, 아직도 우리는, 아니 어쩜 내가,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를 넋놓고 좋아하기 때문이다.

팝콘 상자가 꼼지 얼굴보다 크다. 모여라 꿈동산 나라의 팝콘 아닐까...
영화는 지난 편들에 비해서 전반적으로 가라앉은 분위기다. 전보다는 장면과 대사의 상징성에 좀 더 집중하는 듯도 했다. 그래도 전편들과 다가올 결말을 효과적으로 요약하는데는 아직도 부족해 보였다. 영화의 회수가 지날 수록, 새로운 '영화적' 상상력을 예술적으로 표현하는 일을 그러잡는 건 어렵기만 한가 보다. 책이 담보했던 첫 해리포터 영화의 환상적인 볼거리는 이제는 다 커버린 아이들이 졸업을 앞두고 바라보는 어둡고 적막하기만한 교정처럼 그 모든 신선함을 잃어 버렸다. 남은 건, 아직 다 못읽은 부분들이나 마저 챙겨 읽어야지 하는 마음이고, 여전한 건, 누구와 있어도 외로워 보이고 무엇을 해도 자신의 선택에 최선을 다하는 해리포터의 우수에 찬 모험들에 대한 기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