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고 공연을 보는 일이 잦은 편이다. 내 전공이고 내가 좋아하는 것이니 자연스러운 일이다. 게다각 이제는 내 두 아이가 (취미의 수준이지만) 악기를 배우고 간간히 작은 연주 무대에도 선다. 아이들 덕에,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면서 졸업연주 이후로는 피아노를 친 일이 드물던 내게 피아노 반주하는 일도 생긴다. 다른 한편으론, 바이올린과 비올라를 배워 서투른 솜씨로 청소년 오케스트라에서 또는 음악애호가 오케스트라에서 연주도 한다. 떨리는 마음으로 그들과 함께 매주 연습에 참여하고 정기연주회에도 선다.

하지만 내 아들이나 나, 또는 청소년 연주자들이나 애호가들의 연주는 '훌륭한' 연주회는 아다. 학생들의 피아노 발표회 연주회를 비롯해, 아직 아이에 불과한 호빵 번개와, 낡고 돌보지 않아 보잘 것 없어진 나의 실력으로 만들어진 작은 무대를 녹화한 영상을 보면 어디에 내놓기가 챙피할 만큼 별볼일 없어 보인다. 그런 무대를 봐주고 응원해준 부모님들과 친구들에게 절로 감사한 마음이 생길 정도다. 때로는 미안한 마음조차 든다. 그들의 소중한 시간을 아깝지 않도록 더 좋은 연주를 해야 했는데라며 말이다. 하지만 그런 마음이 간절하다고 하여 아이 수준의 연주가 하루 아침에 세계 유명 연주자의 것처럼 될 수는 없다. 마치, <위대한 탄생>에서 지독한 근성의 권리세가 죽을 노력을 한다고 하여 삼 사일 사이에 이은미처럼 될 수 없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의 흠잡을데 없는 훌륭한 음악을 듣고 공연을 볼 때면 새로운 세상을 경험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화면을 통해 <나는 가수다>의 무대를 지켜볼 때처럼 말이다. 최고의 가수들이 나와서 자신의 무대가 생애 최후의 무대인 것 마냥 최선의 공연을 보여주는 <나는 가수다>의 첫회를 보는데, 나도 모르게 얼마나 열정을 다해 몰입 했는지 방송이 끝나자 마치 한 다섯시간 이상되는 영화나 공연을 본 것 모냥 진이 다 빠졌다.

그래도 직업 연주자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실력으로나마 내 스스로 악기를 연주하고 무대에 서는 일에는, 떨리고 부족하여도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또다른 즐거움이 있다. 즐거움이라는 한마디로는 사실 부족하다. 나 스스로 다른 사람과 함께 무엇을 만들어 완성해 내는 전 과정을 십분이 못되는 짧은 시간 속에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은 작은 기적을 목격하는 일과 같으니까. 말하자면, <위대한 탄생>에 뽑힌 설익은 가수들이 모자란 실력 때문에 거친 혹평을 받으면서도 기꺼이 무대에 서려는 것도 같은 이유일지 모른다.

생각해 보면, 누구의 공연도 누구의 기술도 '완벽' 할 수는 없다. 얼마나 '완벽'에 가까운가는 말할 수 있어도 말이다. 하지만, 설익은 연주회에서도 뭔가가 느껴져서 좋다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분명 채 다듬어지지 않은 실력인데도 닭살이 돋는 감동이 전해지는 무대나 연주가 분명 있다. 기술적으로는 다 거기서 거기로 여전히 서툴고 부족한 실력인 <위대한 탄생> 가수지망생들의 무대에서도 어떤 사람은 더 감동스럽고 어떤 이는 감동스럽지 않은 것을 봐도 그렇다.

기술과 표현. 최고의 연주는 이 두 가지가 버무러져 감동이라는 새로운 물질로 전화할 때가 아닐까. 기술이 뛰어나도 진정에서 우러난 표현이 없으면 감동은 없고, 표현이 풍부해도 기술이 형편없이 떨어지면 역시나 감동을 구할 수 없다. 그러니 표현이 부족하다면 기술이라도 뛰어 나야 하고 기술이 턱없이 모자르다면 자신의 음악적 마음을 담아 표현해야 한다.

부족한 내 학생들, 부족한 내 아이들, 그리고 부족한 나의 연주를 생각 하고 있는 중이다. 부족하고 또 부족한 기술로 호빵, 번개, 그리고 나는 오늘 저녁 플린트 (Flint) 에서 제일 큰공연장인 화이팅 (The Whiting) 무대에 선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단원들로. 청소년 오케스트라의 실력을 뉴욕 필하모니의 연주와 비길 수는 없겠다. 하지만 진정성과 표현만큼은 뉴욕 필하모니의 연주자들에 비교 되어야 한다. 오늘의 청소년 연주회가 성공적인가 성공적이지 않았는가는 현재 가진 음악적 기술로 얼마나 마음을 담아 하나가 되어 최선을 다해 음악을 열심히 표현 했는가에 달려 있다. 그리하여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었는가에 있을 것이다.

이런 마음으로 내 두 아이들과 나는 오늘 저녁 일생에 단 한번 뿐일 공연하러 간다.



2011/03/12 10:49 2011/03/12 10:49
Posted by 꼼미
내가 새로운 기기에 대해 관심 가진 적이 있던가. 핸드폰에도 컴퓨터에도 늘 짜증만 한바가지기 일쑤였던 내가 애플의 iPhone 에게는 예외였던 것 같다. iPhone 에게는 짜증이 났던 기억이 없다. 그리고 쓸수록 예술이었다.

이제 새로 소개 되었다는 iPad. 우와! 멋진걸. 심지어 나같은 사람이 블로그에 이런 언급을 하게 됐다는 것만으로 사건 아닐까. 내 주머니 사정으론 당장 갖기엔 힘들겠지만 이런 기술의 발전은 환영하고 싶다.

애플의 물건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얘기 한다고 하는데, '기술의 예술적 상상력'이라고 결국 핵심은 기술이건 예술이건 문제는 '상상력'이라는 걸 다시금 상기 하면서.

MSNBC "The Apple iPad: Love at first touch?"


2010/01/28 11:40 2010/01/28 11:40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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