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박 2일 일정으로 매키너 섬에 다녀 왔다. 주말 여행 전체가 특별했지만 가는 길 오는 길 또한 너무 좋았다. 가을볕이 어찌나 따가우면서도 상큼한지 미시건에 쌀농사를 지어도 되겠다 싶었다. 미국은 경제가 망해도 저 너른 땅에 쌀농사 지어 먹고 살면 되겠다 그런 생각. 오 가는 길은 북쪽으로 거의 일직선이다. 차도 별로 없는 그 길을 규정 속도에 차를 맞추어 놓고 계속 달리는 거다. 멍하게 계속 내달려 오는 길을 바라보고 있으면 이게 인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길이란게 때론 한산하나 떄론 복잡하고 사진의 매키너 가는 길처럼 쭉쭉 뻗어 있을 수도 있지만 한계령처럼 구불 구불 내달릴 수도 있다. 이번 길에선 느긋하게 가도 네시간 안에 갈 길을 안내 표지판 하나 없이 그저 차 한대로 덜렁 막아 놓은 경찰들로 인해 30분 이상 돌다 보니 예정시간을 훌쩍 넘어 도착하게 되었다. 이런 예기치 못한 detour 도 인생 같기만 하다.
매키너 섬 (Mackinac Island) 은 우리집에서 네 시간 정도 북쪽으로 가면 나온다. 미시건을 아는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 하는 섬이다. 유명해서 오히려 기대가 없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지니. 기대가 없었으니 모든 여행이 환호로 이어졌다. 너무 잘 알고 가면 오히려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 모르고 가면 손해를 보기도 하고 불상사를 당할지는 몰라도 그것이 여행의 또다른 기억이 될 수도 있다고 친다. 난 여행에 대한 이런 개똥철학이 싫지 않다.


매키너는 오른손 손바닥처럼 생긴 미시건의 검지 너머쯤 있는 섬이다. 차가 다니지 않는 섬. 말과 자전거가 사람보다 더 주인 같은 섬. 큰 배를 타고 20분쯤 들어가야 하는 섬. 돈이 많으면 들어가 살고 싶은 섬. MK 는 몇년 전에 산토리니를 다녀 와서, '늙어서 정말 살고 싶은 곳이예요.' 했다. 난 매키너 섬을 돌 때, 죽어서 여기 묻히면 (또는 뿌리면... 미국에선 뼈뿌리는 게 불법이라긴 하지만... 어쨌든...)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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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도 너무 아름다울 것 같은 섬이라 겨울에도 가보면 좋겠다 했는데 호수가 얼어 겨울엔 배가 다니지 않는단다. 10월까지 배가 다니면 적어도 내년 3월까지 배가 없단다. 대신 작은 비행기가 뜨문 뜨문 다닌다고 했다. 그래도 이렇게 가까운 곳에 쉽게 가볼 수 있는 아름다운 섬이 있다는 것 만으로도 뿌듯. 좋은 사람 놀러 오면 함께 바람쐬러 가도 좋을 만한 곳이니까. 바다같은 호수 바람 맞으러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