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어디서 무슨 병 깊이 들어

김명인


길을 헤매는 동안 이곳에도 풀벌레 우니
계절은 자정에서 바뀌고 이제 밤도 깊었다
저 수많은 길 중 아득한 허공을 골라
초승달 빈 조각배 한 척 이곳까지 흘려 보내며
젖은 풀잎을 스쳐 지나는 그대여 잠시 쉬시라
사람들은 제 살붙이에 묶였거나 병들었거나
지금은 엿듣는 무덤도 없어 세상 더욱 고요하리니

축축한 풀뿌리에 기대면
홀로 고단한 생각 가까이에 흐려 먼 불빛
살갗에 귀에 찔러 오는 얼얼한 물소리 속
내 껴안아 따뜻한 정든 추억 하나 없이도
어느 처마 밑
떨지 않게 세워 둘 시린 것 지천에 널려

남은 길을 다 헤매더라도 살아가면서
맺히는 것들은 가슴에 남고
캄캄한 밤일수록 더욱 막막하여
길목 몇 마장마다 묻힌 그리움에도 채여 절뚝이며
지는 별에 부딪히며 다시 오래 걸어야 한다.





우리에게 선생님이라 불려온 정치인이자 전대통령 김대중선생이 위독하다는 소식 때문일까, 아님 사실은 속이 속같지 않은 내 속때문일까. 그냥 무슨 변명거리라도 있으면 때는 이참이다 싶게 잔뜩 쓸쓸해하고 슬퍼하고 싶어서인 걸까. 너나 나나 다 돌아 앉은 것처럼... 그나 저나 거시기 공황증이란게 내게도 올까 겁난다....
2009/08/10 22:03 2009/08/10 22:0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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