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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06/03 언니와 아버지를 위해서 (3)

언니와 오랫만에 통화를 했다. 아버지가 한달 동안의 독일방문을 마치고 귀국 하시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아버진, 독일 가시기 직전 여행 준비로 바쁘신 와중에도 우리에게 음식을 한상자 보내 주셨다. 오징어며 새우며 북어며가 늘 그렇듯이 꼼꼼하게 포장되어 있었다. 그걸 받고도 이메일 한장 달랑 보내고 말았는데 벌써 한달이 지나고 귀국을 하신거다.

아버진 오시자마자 우리 이사를 궁금해 하셨던 모양이다. 블로그에 사진이 있을까 언니와 함께 찾아 보셨단다. 그 얘길 전하면서, 언니가 집 사진 왜 안올리냔다. 어디 아프냐고....

그래서 올린다. 우리집 사진들. 집이 과하게 좋은 듯해서 사진 올리기가 쑥쓰러웠다. 우리 엄마가 살아 계셨다면 흥분해서 펄펄 뛰셨을테다. 여긴 이렇게 꾸미고 저긴 저렇게 꾸며라, 아니, 말로 그러기가 답답하셔서 한 걸음에 한국에서 미국까지 날아 오셨을테다. 집 꾸며 준다고. 그래서 엄마가 마음이 저리도록 그립고 또 그립다. 늘 그렇듯이.

엄마의 손길보다야 훨 못하겠지만, 집 단장을 좋아 하시던 엄마에게 자라서 그런지 나도 단장된 집에 사는 게 좋아서 분수에 맞는 수준에서 나름대로 이렇게 저렇게 정리해 보는 중이다.

새집에서 너무 좋은 것 중 하나는 나무가 내다보이는 햇빛 가득한 부엌창을 얻었다는 거다.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문선생님이 주신 낡은 주전자에 정원에서 잘라온 가지를 넣어 놓았다. 볼때마다 예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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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


이 집이 마음에 들었던 이유 중 하나는 1층 현관 입구에 여닫이 문이 양쪽으로 달린 아늑한 공부방이 있었다는 거다. 꼼지가 없는 낮엔 내가 쓰기도 하지만 주로 밤에 꼼지가 여기서 공부한다. (공부를 하는지 한국기사를 읽는지는 모르겠으나...) 책상은 우리가 10년 가까이 써왔던 식탁이다. 위에 있던 유리를 빼고 나무 책상만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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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과 거실이 한국집처럼 탁 트여 있어서 난 너무 좋다. 혼자 동떨어져서 부엌에 박혀 있는 걸 무척 싫어하는 나는 세 남자를 언제라도 방해할 수 있는 이런 구조가 아주 맘에 든다. 그동안 써오던 식탁을 공부방에 책상으로 써서 한동안 식탁이 없었다. 그냥 상 두개를 바닥에 놓고 쓰다가 내 다리가 영 불편해서 식탁을 마련했다. 그 비싼 식탁을 샀냐고??? 물론 그러고 싶은맘 굴뚝 같았지만, 돈아까워서,^^ 이번엔 10년 넘게 써오던 (그러니까 한국에서 싸들고온) 사무용 큰 책상을 반대로 식탁으로 만들었다. 쨘~ 책상이 6인용 식탁으로 둔갑!!! 바닥에 까는 것도 사려니 너무 비싸서 월마트에서 크리스마스 장식용으로 샀던 퀼트를 깔아 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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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틴 쓰레기장에서 주워온 TV 새집에 와서도 잘 쓰고 있다. 그 TV 편하게 보고 싶다고 꼼지가 이렇게 소파를 놓자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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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겠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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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층에 있는 방과 마루. 안방에 내 자리를 마련했다. 꼼지는 TV 옆에 있으면 절대 공부 못한다며 나더러 이 방을 쓰라고 했다. 자기가 예전에 쓰던 책상 물려 주면서 말이지...
호빵의 방에 책상은 지난 주 앤아버 친구의친구부부네 놀러 갔을 때 그 집앞에 있는 쓰레기장에서 주웠다. 분해해서 싣고 와서 꼼지가 다시 조립했더니 호빵의 방이 완존 사무실처럼 됐다. 낡았지만 아직 한참 쓸만하다. 꼼지는, '호빵 대학 마칠 때까지 쓸 책상'이라면서 꼼꼼히 못을 박더군.
번개가 혼자 방을 잘 쓸까 생각 했는데 혼자 잠도 잘자고 그 방에서 연습도 잘 하고 숙제도 잘한다. 처음엔 빨간 커텐 (이 집에 원래 있던 것) 이 무섭다고 하더니, 내가 이쁘다고 했더니 요즘엔 별말없다. 자기방이 좋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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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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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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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층에 전에 쓰던 책장을 다 가져다 놓고 애들 책을 꽂았다. 2층이 넓어서 호빵과 번개에겐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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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층 마루에서 마당을 나가면 이렇다. 앤아버 나무가 왔을 때 찍은 사진들. 귀한 아들이라 아직 직사광선 쐬이지 않는데 데리고 나갔다고 나무아빠한테 한소리 들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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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랑 언니랑, 재미있게 보셨기를... 참, 하늘에 계신 엄마도...
2010/06/03 12:32 2010/06/03 12:32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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