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심

 | 하루
2010/11/16 14:30
무언가를 끝없이 가지려는 욕심, 무언가를 무조건 이루려는 욕심, 무언가를 한꺼번에 해내려는 욕심, 누군가가 무얼 해주기를 바라는 욕심, 누구에게 무언가를 해주겠다는 욕심, 아이들에게 무얼 많이 주겠다는 욕심, 아이들이 무엇을 최고로 해주었으면 하는 욕심.

욕심은 열심과는 다르다. 열심은 좋지만 욕심은 그 어느 것도 좋을 게 없다. 좋은 약도 욕심 내어 많이 먹게 되면 독이 되듯이 말이다. 좋은 것도 넘치고, 정보도 넘치고, 모든게 넘치는 세상이다. 그 속에서 무언가를 제대로 선택하고 버리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하지만 이걸 잘 하지 못하면 영원한 욕심의 연옥에 빠져 버리고 말지도 모른다.

오늘 생각 했던 일정 중의 하나를 덜어 내고 나니 마음이 한결 가볍다. 내가 가벼워지면 아이들도 가벼워 질테지. 욕심은 버리고 열심은 지키자, 그제 다 해 놓은 빨래를 오늘에서야 개면서 문득 든 생각이다. 참, 그러고 보니 비타민 먹는 걸 잊었네. 비타민 챙겨 먹어야 겠다. '약' 먹고 힘내야지 ^^....
2010/11/16 14:30 2010/11/16 14:30
Posted by 꼼미

우울

 | 하루
2010/06/04 11:13
부모가 되면, '내가 지금 내 자식을 제대로 키우고 있는 거 맞아' 하는 생각이 들때가 있다. 정말 정말 많다. 그것도 심각할 때도 많다. 나도 그런 나날이 있었다. 앞으로도 순간 순간 또 있을테다.

그런데 한 걸음 떨어져서 보고 정말 내 아이에게 바라는 게 뭘까 하는 생각을 차분히 그리고 진지하게 해보면 변화가 온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모든 관계가 그렇듯이 아이들 사이와의 관계도 배우고 노력하고 시도하는 가운데 나아진다.

우울한 이유는, 이틀 사이 내 또래 아이들을 둔 세 명의 엄마와 통화를 하게 되면서다. 별말 한 건 없었다. 그냥 자식들이 걱정이라는,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또는 잘 키우고 있는 건지 모르겠다는... 부모면, 엄마면 다 수십번 내뱉게 되는 그런 이야기였다.

문제는 나다. 그런 얘기를 들었을때 내가 하는 반응의 그 어떤 것도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이다. 통화를 마치고 나면 내가 한 모든 말, 내가 하지 않은 모든 말이 다 후회가 되고 그것에 짜증이나고 그것 때문에 우울해진다.

아이들 교육 문제에 민감한 건 모든 부모들이고 모든 엄마들이다.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기분 나쁠 때가 있고 상대방에게 무슨 말을 들어도 맞는 말 같을 때가 있다. 나는 무섭다. 경험이 있어서 그런 모양이다. 내 말이 상대방에게 혹여 상처가 된 것은 아니었을까. 나의 실없는 한마디, 또는 나의 성의없어 보이는 대답 하나가 상대방을 마음 아프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참 답답하다. 그리고 우울하다. 나와 통화한 상대방들이 그렇단 얘기가 아니라, 내 자신이 그렇단 얘기다. 내가 아이들 교육문제에서 바라는 거란 건, 부모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을 존중하며, 자신의 행복을 남과 더불어 추구해 나가는 아이들로 키우자는 것인데, 그런 내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기가 왜 이리 어려울까. 아님, 왜 그런 나의 생각을 표현하고 설득하는데 소극적이어야 하는가. 어떤 사람에게 내가 심하게 자기 생각을 잘난척 떠벌이는 사람처럼 느껴질테고 어떤 사람에겐 아무 도움도 되지 않는 사람처럼 여겨질지도 모른다는 생각.

오늘 아침 그런 생각을 하고 앉아 있는 내가 우울하다.

나가 버려야지...
2010/06/04 11:13 2010/06/04 11:13
Posted by 꼼미

겨울 풍경

 | 하루
2010/02/10 17:20
이런 걸 고즈넉한 풍경이라고 말해야 하나. 오히려 삭막한 풍경이라고 말하는 게 더 어울릴 듯하다. 따뜻해 보이는 거라곤 눈 뿐이다. 사람의 체취가 없는 미국 시골 아파트 풍경은 자연도 없는데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아무 것도 없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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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많이 와서 오케스트라도 못간 어제, 애들이 학교에서 돌아오자 마자 함께 눈싸움을 하자고 나섰다. 눈위에 걷는 게 조심스러워 아이들과 눈장난은 이번이 처음이다.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아이들은 웃었고 그런 아이들을 보며 나도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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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0 17:20 2010/02/10 17:20
Posted by 꼼미

특별한 기억

 | 음악
2010/02/10 17:08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순간 중의 하나. String Project in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이 연주회가 끝나고 한참 지난 후, 친구가 facebook에 올려 주었던 사진을 가져와 간직해 놓았다. 원본 사진이면 좀 더 크게 자세히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 사진을 갖게 되어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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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운데 피아노. 그 의자에 앉아 있던 나.. 호빵과 번개도 있을...껄...
2010/02/10 17:08 2010/02/10 17:08
Posted by 꼼미
12월 중순 쯤 플린트 청소년 필하모니아 관현악단 첫 연주가 있었다. Parent Mentor 란 이름으로 참여 했다. 매주 우리집 호빵맨과 함께 일주 일에 두번씩 현악부 연습과 총연습을 다녔다. 이번 연주회에선 편곡된 베토벤 <전원> 교향곡과 스메타나 <나의 조국> 중 "몰다우"와 더불어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는 몇 곡을 연주했다.

텍사스 유티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String Project 에선 비올라를 했는데, 플린트 청소년 필하모니아에선 바이올린을 하고 있다. 지난번 바이올린 줄 하나가 나갔을 땐, 잠깐 비올라쪽에서 있기도 했다. 몇몇 악기를 어느 정도 하게 되니 참 좋다.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관현악단에서 연주하는 게 요즘 내 생활의 가장 큰 기쁨 중의 하나다. 바이올린도 하고, 비올라도 하고, 지휘자 선생님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도 보고 배우고, 때론 장난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단체 연주에 참여하는 이쁘고 기특한 아이들의 모습도 보고, 또 내 아들이 커가는 모습도 좀 떨어져서 볼 수 있고...

이 관현악단의 아이들은 대체로 초등학교 5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 정도된 아이들이다. 한창 천방지축일 나이다. 게다가 뛰어난 재능이 있어서 악기를 하는 아이들이 아니다. 그저 보통으로 그리고 취미로 악기를 배우는 아이들이다. 그런 보통의 아이들이 하나씩 배워가는 관현악단이다. 관현악단 속에서 친구도 사귀고, 악기 기술도 늘릴 뿐 아니라, 음악 자체를 몸으로 배워간다. 떨리는 마음으로 무대에 올라서 뿌듯한 큰 웃음으로 무대를 내려오는 아이들이다. 이런 기억을 평생 즐겁게 간직할 아이들이다. 그런 아이들을 보면서, 늙어서 보통의 아이들과 보통의 악기로 작은 관현악단을 만들어 다양한 곡들을 함께 연주하면 좋겠다 하는 생각도 해본다.

아래 영상은 이번 연주회에서 우리 관현악단이 첫 곡으로 연주한 스메타나 "몰다우" 앞부분이다.



내 옆에 앉은 짝 (Stand Partner), 애론 (Aron) 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자기네 학교가 이상해서 (대체로 미국 학교는 6학년은 중학교에 들어간다) 6학년까지 초등학교란다. 덩치가 또래보다 좀 작은 편인 이 아이는 남자아이치고 사근 사근 하고 말도 많은 편이다. 그래서 만나면 늘 나와 즐겁게 인사하고 가끔 지휘자가 몰래 둘이 짧은 수다를 주고 받기도 한다. 어느날, 내가 지나가는 호빵에게 그의 첼로 악보를 건네 주니까 애론이 물었다.

애론: Is he your brother?
나: No, he's my son.
애론: Oh~. OKay.....
나: (히히....고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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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른쪽 사진은 연주회가 끝난 후다. 이번 연주회 지휘를 맡았던 포스레프 (Forsleff) 선생님과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원래는 현악부 연습을 담당하는 선생님인데 필하모니아 상임 지휘자 버드 (Ms. Byrd) 선생님이 사정이 있어 겨울학기 전체를 이 분이 담당했다. 근처 학교의 음악선생님이기도 하다. 음악교육을 전공한게 분명해 보인다. 가르치는 걸 보면 알 수 있다. 선생님으로서 아이들을 어떻게 아끼고 존중해야 하는지를 안다. 그리고 그 선생님이라는 자신의 직함을 사랑하고 자랑스럽게 여기는 사람이라는 게 느껴진다. 그래서 꼭 기념 사진을 남기고 싶었다.

영상 하나 더. <Redland Overture>








2009/12/22 22:56 2009/12/22 22:56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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