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 하루
2010/10/13 11:43
원래 오늘은 꼼지랑 둘이서 놀아 볼까 했었다. 같이 장보러도 가고 책방에 가서 늘어진 시간도 보내고... 아이들과 함께 오케스트라에서 주중 저녁 이틀을 장장 세시간씩 보내다 보니 본의 아니게 시간이 휙휙 간다. 방학인 꼼지와 지금 시간을 많이 보내 놓지 않으면 후회할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고.

그런데 나의 유일한 친구인 꼼지가 배신을 때리고 학교 가버렸다. 요구한 적도 없는데 (이제는 더이상 기대하지도 않는구먼), 연구실 가서 '절대 한국 뉴스, 한국 드라마 안보고 공부하겠다'는 손가락까지 걸어 가면서 말이다. 그래서 혼자 남았다. 문선생님께 전화가 와서 다른 사람과는 잘 떨지도 않는 수다를 떨고, 안경까지 쓴 김에 내처 다시 쓸데없을 글들로 독백 해대고 나니 점심때가 되어간다.

바이올린 연습하고 책이나 봐야지 했는데 그럴 시간이나 있으려나 모르겠다. 세수하고 옷입으면 아이들 올시간 되는 거 아닌가. 그래도 오랜만에 말로도, 글로도 수다를 떨어댄 날이니 오늘만은(흠!) 모든 걸 용서해 주기로 한다. 끝.
2010/10/13 11:43 2010/10/13 11:43
Posted by 꼼미

마음에 품은 말

 | 하루
2010/07/14 22:13
트위터에 어떤 사람이 올린 글.

"과거의 좋은 일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키우면
그만큼 긍정적인 기억을 강화하게 되고,
과거의 나쁜 일들을 용서하는 법을 익히면
과거의 고통에서 헤어날 수 있다."


좋은 일들에 대한 끝없는 감사하는 마음이 자리잡기 시작한 건, 확실히 자동차 사고 이후가 아닌가 싶다. 내가 이렇게 살아 가는 일이, 수많은 사람들을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하거나) 통해서라는 생각 말이다. 그러면서 내 마음의 긍정적인 기억이 강화 되었겠지. 그렇다고 믿는다.

용서와 관련해서는.... 난 용서를 잘 하는 사람이 아니다. 오히려 용서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다. 잘잘못을 너무 따지려 해서 소중한 것도 허무하게 잘 잃고 마는 그런 사람이다. 내 고통을 부여잡고 죽는 한이 있어도 용서하지 못할 일에 대해서는 용서 할 마음이 없는 사람. 그런 내가 요즘은 과거의 고통으로부터 조금씩 헤어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모든 게 사람의 일이고 보면, 그 '사람'에 대한 연민이 어떤 앙금은 용서처럼 녹여 내고 있기라도 하는 것 같다.

내가 과거의 나쁜 일들을 용서하는 법을 익히고 있는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내 과거의 고통들에서 조금씩 헤어나고 있다는 느낌은, 매일 매일 아침 저녁으로 집 주변의 화초를 돌아 보는 나를 보면서 더욱 분명해 진다.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라던가. 내 인생이 산처럼 물처럼 있는 듯 없는 듯 고요해져도 좋겠다 싶다.
2010/07/14 22:13 2010/07/14 22:1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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