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적 능력

2011/12/12 11:32
뇌와 근육운동, 그리고 악기연주 사이의 관계를 보는게 요즘의 관심사다. 뇌의 각 부분에 대한 설명을 읽어도 또 잊고 읽어도 또 잊는다. 뭐 자꾸 다양한 관련 책들을 보다보면 좀 더 익숙해 지겠지. 아이들을 가르치는데도, 내가 악기 연습을 하는데도, 또 더 나아가 근본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음악활동이란 걸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 같다. 무엇보다 이런 걸 읽고 알아가는게 재미있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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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왜 우리를 사로 잡는가.
로베르 주르뎅
궁리
2002


330쪽
음악가의 손으로 진화한 것은 땅위에서 사는 유인원들 덕. 나뭇가지를 쥐고 나무 사이를 오갈 필요가 없어지자 손바닥과 손가락이 짧아졌다. 손톱은 유연하고 민감한 손끝을 지지하기 위해 평평해졌다. 엄지는 둘째 손가락과 가운데 손가락과 맞닿을 만큼 길어졌다. 그 결과로 콩, 조약돌 뿐 아니라 바이올린 활 같은 것들을 쥘 수 있는 세밀함을 얻게 되었다.
손바닥과 발다닥의 피부도 다른 신체 부위의 피부와 다르다. 물마루 같은 지문이 있어 물건을 단단히 안정적으로 쥘 수 있게 되었다. 적절한 물기는 물건을 잡는데 도움을 주지만 너무 젖어 있으면 미끄러지기 때문에 긴장 했을때 땀이 나는 것이 연주를 방해 하는 것. (인간과 가장 유사한 손은 고릴라의 손이다)

332쪽
신경계의 제어 능력:
침팬지의 손에 비해 인간의 손은 근육과 신경계가 훨씬 풍부하고 정교하게 연결되어 있다.
인간의 척추는 손과 두뇌가 빠르게 상호작용할 수 있도록 훨씬 두텁게 연결되어 있다.
우리의 두뇌 자체가 정교하게 손을 움직일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문화"는 호모 사피엔스의 가장 큰 특징이 되었고, 그 문화활동을 위해 손을 쓰기 시작했다. 갈수록 손에 대한 진화적 압력이 커져 갔다. (도끼를 만들거나, 불을 지피거나, 옷을 만들때처럼)

언어의 진화:
언어가 점차 주관과 추상의 사고들을 구체화하면서 신경계가 언어를 직접 관찰하고 다루게 되었다.
자의식이 강해질면서 두뇌 속에 새로운 영역이 발달했다.
단순히 반사적이고 충동적으로 반응하던 신경계가 장기적인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반응하기 시작했다.
장기적 관점의 새로운 물건들을 고안하고 발명하기 시작했다. 작업이 정교해 질수록 섬세한 손의 능력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

손 ->신경계->뇌의 구조 (효과적 사용: 좌뇌 우뇌로 구분) ->각뇌가 양 손을 통제

손의 운동:
신체의 어느 부분을 지속적으로 강도 높게 사용하면 그 기능을 담당하는 대뇌피질 부분이 더 발달.
바이올린 연주자의 경우 현을 누르는 왼손쪽의 대뇌피질 부분이 더 큰것이 스캐닝 된다.
기억(명령)->뇌의 운동피질->신경세포->척수->근육수축->실행

337쪽
운동피질에는 유형(pattern) 이 기억되어 있다. 복잡한 단계를 통한 운동실행, 연주의 실행은 뇌의 많은 부분을 자극하고 발달시킨다.

2011/12/12 11:32 2011/12/12 11:32
Posted by 꼼미

일상의 활력

 | 음악
2010/10/14 13:51
시카고 주황이 첼로를 시작한지이제 일년 쯤 되어 간다. 그동안 악기점에 매달 돈을 내는 방식으로 첼로를 빌려 사용해해 오다, 이번에 꽤 괜찮은 첼로도 장만했다. 우린 60세 정도 되어 함께 하는 리사이틀을 꿈꾼다. 그 전에도 틈틈히 함께 연주할 기회가 많을 테지만. 그래서 주황을 만나는 일은 더욱 즐겁다.

FIM 어른 현악반엔 윌리엄과 피샤와 캐시가 있다. 윌리엄은 베이스를 하고 캐시는 바이올린을 한다. 윌리엄은 은퇴한 아저씨(할아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정정해 보인다)인데 재즈와 가스펠을 주로 연주해 왔는데 고전음악을 해보고 싶어 이 반에 합류 했다고 했다.  캐시는 대학을 다니고 있는 아들에 이어 늦게 얻은 6살난 딸이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자신도 바이올린 렛슨을 받기 시작했단다.한편, 피샤는 지난 여름 이 어른 현악반이 시작할 때는 바이올린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기에 배웠던 악기를 다시 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번 가을, 그러니까 한 한 달 전쯤 자신이 진짜 배우고 싶었던 건 첼로였다며 첼로를 시작했다. 이제 얼마나 더 살지도 모르는데 이제라도 당장 첼로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Why not?' 우리가 말했다. 첼로를 사고 첼로 책을 혼자 공부하더니 지난주엔 드디어 첼로 선생을 구했다며 첫 렛슨을 시작할꺼라고 했다. 우리 모두 환호한 건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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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FIM 측에서도 어른 현악반을 활성화 하려고 광고지도 만들고 그랬다. 하지만 아직 6명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이번 가을에 열기로 한 현악반 개설을 취소했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지불했던 가을학기 등록금 $120 정도 (세달치) 를 돌려 받고, 코치없이 우리끼리 연습을 시작했다. 고맙게도 윌리엄과 피샤와 캐시 모두 '우리에겐 현수가 있잖아! 그저 다함께 연습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구!!'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우리는 즐겁게 연습을 한다. 매번 한 시간도 넘게. 맨날 혼자서 하던 연습을 돈 한푼 안들이고 여럿이 하게 되었으니 나에겐 좋기만 하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박자 세는 법을 가르치고 음정을 바로 잡는 지리한 일들도 즐겁다. 아직은 악보 읽고 서로 힘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수준의 합주지만 조만간 몇개의 완성된 합주곡을 멋지게 연주해 낼 수 있으리라.

지금 마음 속에 꾸미고 있는 일은 주황(Vc), 컬린(주황의 아들 Vl), 호빵(Vc), 번개(Vn), 캐시(Vn), 피샤(Vc), 윌리엄(Bass) 그리고 나(Vn and Vl), 이렇게 다 모여서 (8명이나 되네!!!) 그야말로 근사한 실내악 연주를 해보는 거다. 우리집에서라도 말이지. 이미 그들이 모르게 똑같은 곡의 각파트를 나누어 주고 연습 시키고 있는 중이다.ㅎㅎ... 필요한 건 청중인데 말이지... 흠.....
2010/10/14 13:51 2010/10/14 13:51
Posted by 꼼미

FIM 실내악 어른반

 | 음악
2010/06/08 11:31
나와같은 어른들 속에서 영어와 음악을 동시에 할 수 있는 모임을 얼마나 바랬던가.

미국에 처음 와서는 한국사람들이 반 이상을 넘는 공짜 ESL을 다녔다. 그걸 1년 이상 다니고 나니 지겨워서 GRE 시험을 핑계로 2년째는 다 채우지 못하고 그만 둬버렸다.

대학원을 2년 정도 다니면서 모자른 영어지만 음악을 다시 공부하는 게 너무 행복하고 즐거웠다 (무척 무척 힘들었음에도). 힘들었던 지휘 수업과 비올라 렛슨을 받았던 것도 특별했다. 하지만, 과정을 무사히 마치는 일이 중요했기 때문에 그야말로 맘껏 즐기기만 할 수는 없었다. 같은 과 친구들이 선생으로 가르치던 현악프로그램 (UT String Project) 에서 비올라도 치고 피아노도 쳤지만 그건 아이들과 함께 했던 일이었다.

학교를 마치고 꼼지의 졸업과 취업을 기다리는 동안 다시 울며 겨자먹기로 교회의 성경공부반을 찾아 나섰는데, 역시나 나갈수록 지긋지긋 해졌다. 나와같은 엄마들을 만나는 건 좋았지만, 그들이 하는 '신'으로 시작해서 '신'으로 끝나야 하는 이야기들은 마치 독방에 가둬진채 끊임없이 말도 안되는 세뇌교육을 받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영어고 뭐고... 한 학기 끝나고 적당한 핑계를 대고 그만 뒀다. 그만두고 나니 그리 시원할 수가 없었다. 다시는 영어를 위해서랍시고라도 교회 근처는 가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미시건으로 오면서 국제 어른 실내악에 20불 정도를 주고 가입해 놓았다. 혹시나 내가 살게된 동네 근처에 그 단체에 가입한 사람들이 있으면 서로 연락을 주고 받아 실내악을 하는 체제였다. 아무리 훑어 봐도 내가 연락해서 함께 악기를 연주할 수 있을만큼 가까이 사는 사람들은 없었고 그 누구에게서 연락도 오지 않았다.

FIM (Flint Institute of Music) 에 아이들 관현악단과 실내악을 등록하면서 어른반이 있는 것 같아 기대했지만, 그쪽의 답은 최근 상황이 안좋으면서 현악을 계속 연주하는 인구가 줄었고 어른반도 더이상은 없다는 거였다.

그래서, 찾은 차선책이 호빵이 연주하게된 Youth Philharmonia Orchestra 에서 부모 자원봉사자로 바이올린을 연주하는 거였다. 다시 아이들과 연주 했다. 그것도 즐겁긴 했다.

드디어, 이번 여름, 어른 실내악반 등록을 다시 받는다고 해서 바로 신청해 놓고도 반신반의 하고 있었는데 연락이 왔다. 모임이 있다고.

어제가 그 첫모임. 번개를 집에 데려다 놓고 가니 약속 시간보다 20분이나 늦었다. 몇몇 나이든 사람들이 젊은 선생님과 서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생각했던 것보다 대체로 나이가 많아 보이는 사람들이어서 처음엔 몰라 봤다. 선생님과 한 분이 바이올린을 하고 선생님이 나에게 요청 한대로 난 비올라를 들고 갔다. 흑인 할아버지는 베이스(Bass)를 가지고 왔다. 멋지다~!

튜닝을 하고, G Major scale 을 다 같이 몸풀기로 연주한 다음, 짧은 fiddle 곡을 함께 배웠다. 30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즐거웠고, 다음주부터는 몇 사람이 더 올 것 같아 좀 더 본격적으로 다함께 연주를 할꺼라고 하니 기대 만빵이다.

바라기는, 종교가 없는, 음악을 하는, 편안한 친구를 이 모임에서 만났으면 한다.

결국 내 삶에서 음악은 빠질 수 없다 보다. 공부를 해도. 영어를 배워도, 친구를 사귀어도 음악과 연관되지 않으면 뭔가 허망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러니 무엇을 해도 결국 회귀하는 곳은 음악이 아니었나 싶다.
2010/06/08 11:31 2010/06/08 11:31
Posted by 꼼미

특별한 기억

 | 음악
2010/02/10 17:08
다시 돌아 갈 수 없는 순간 중의 하나. String Project in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이 연주회가 끝나고 한참 지난 후, 친구가 facebook에 올려 주었던 사진을 가져와 간직해 놓았다. 원본 사진이면 좀 더 크게 자세히 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그래도 이 사진을 갖게 되어 무척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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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가운데 피아노. 그 의자에 앉아 있던 나.. 호빵과 번개도 있을...껄...
2010/02/10 17:08 2010/02/10 17:08
Posted by 꼼미
새해를 맞아 이 책 저 책 들척이다가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를 본다. 요즘 영어와 한국어로 동시에 글쓰기를 꿈꾸면서 미술 작품들에 관한 곰브리치의 설명을 한국말로 어떻게, 어떤 단어로 풀어 놓았을까를 보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어 하면서.

역시나 책을 읽다 보면, 의도하지 않았던 다른 생각의 세계로까지 나아간다. 물론 이런 생각들도 결국 내 머릿속 어느 구석에선가 계속 물음표로 또는 확신받고 싶은 어떤 것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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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브리치 서양미술사의 서문의 시작이다.

"미술 (Art) 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미술가들이 있을 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이다.

"음악 (music) 이라는 것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다만 음악 하는 사람들이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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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에 잠깐 어쩌다 동물원 초기 멤버 중의 한사람이었던 박기영의 인터뷰를 잠깐 읽었는데, 그가 동물원의 음악을 설명하면서 1988년 동물원의 음악은 (또는 노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음악과 예술 지상주의를 꿈꾸는 음악, 두 극단의 가운데 있는 음악이었던 것 같다고 말한다. 동물원의 노래와 음악을 지금까지도 변함없이 사랑하는 나 역시 그가 말하는 동물원 음악의 경향에 공감한다. 다만, 그의 말에 한마디 더 붙이자면, 곰브리치의 말과 나의 말의 맥락에서 볼 때, 동물원의 "음악"이 두 극단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민하고 절망하고 꿈꾸는 음악으로 애초 전제하고 탄생한 것이 아니라 동물원 그들이 바로 그랬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들의 당시 삶에 대한 태도와 시각이 그런 음악을 낳았던 거다. 그들이 없었다면, 그들의 나약 하지만 솔직했고 세상에 길들지 않았던 감수성이 없었다면 동물원의 음악은 세상에 없었을 테다. 이렇게, 작품과 작품의 고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의 고리를 연결해야 음악도 보이고 미술도 보일꺼다.

박기영의 인터뷰:
http://news.korea.com/view/normalview.asp?page=1&cid=MH&scid=MH6&sn=45857620
2009/01/05 17:13 2009/01/05 17:1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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