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서재

 | 하루
2010/10/20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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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도 대학때도 널찍한 내 방을 갖는 게 꿈이었다. 보통 사람에게 널찍한 방 갖는 꿈이 어디 쉬운건가. 꿈을 수정 했다. 그럴듯한 책상을 갖는 걸로. 늘 언니 책상이 부러웠고 그랜드 피아노가 주인인 방에서 내 책상은 없이 언니와 함께 낑겨 지내는게 불만이었다. 그래서 언니와도 많이 싸웠다. 언니가 결혼을 하자 언니 책상은 내 것이 되었고 난 그랜드 피아노와 단 둘이 한방에 남았다. 하지만 언니가 떠난 집은 왠지 예전같지 않았다. 우리는 몽땅 커버렸는데도 세상은 여전히 어두웠고 우리집의 형편도 크게 좋아지지 않았다. 무얼 얻게 되면 한편으론 꼭 그만큼의 무얼 잃게 된다는 사실을 그떄부터 마음에 담기 시작했나.

결혼을 하고도 늘 제일 먼저 챙기는 건 어디에 책상과 책꽂이를 놓을까였다. 지금도 책상이 좋아서 우리집엔 이젠 다 셀 수 없을 만큼의 책상이 있다. 물론 책상 대용 식탁과 앉은뱅이 책상겸용 탁자까지 합하자면 말이다. 모두들 중고 아니면 쓰레기장에서 업어와 닦고 조인 것들이다. 난 그 책상들이 다 좋다. 보고만 있어도 배가 부르다. 이 책상 저 책상을 오가며 어질러 놓고 잠깐씩 앉아 내 건망증에 요긴한 메모를 하거나 챙겨야 할 서류들을 보곤 한다.

오월에 들어 온 지금의 집을 고른 가장 큰 이유도 책상과 책꽂이가 넉넉히 들어갈 안성맞춤한 방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방은 1층 서재가 되었다. 우린 서재라는 말보다는 공부방 / library 라고 불렀는데 이 방을 지난 5개월 동안 꼼지가 썼더랬다. 아이들이 2층에서 악기 연습을 할 때 방해 받지 않고 공부 하라고 내가 선심을 썼다. 오개월이 지난 후에 꼼지는 2층의 손님방을 공부방으로 택했다. 취향의 문제인데, 창문이 넉넉하고 밖이 훤히 내다 보이는 1층 공부방보다는 벽에 둘러싸인 (마치 고시원 같은) 약간은 답답해 보이는 2층 방이 집중하기에 더 좋다는 거였다. 여기선 man's cave 라고 하는데 남자들은 정말 지하실 같은 음침하고 꽉막힌 공간이 좋은가 보다하는 생각이 들긴 했지만 어쩄든 좋았다. 대신 1층의 공부방이 내게 돌아 왔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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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래서 들어 온 꼼지 (설정). '아니 이런 이른 아침에?!!!'

커다란 창에 아침 햇살이 쏟아져 들어 온다. 우리 아이들이 학교로 떠나고 얼마 후 초등생들이 학교버스를 타기 위해 우리집 창문 앞을 지난다. 걸어 가는 작은 아이들의 재잘거림 위로 '하루의 평화'가 울려 퍼진다. 그 창을 마주하고 놓은 책상에 앉아 친구가 주고 간 뽕잎 차 한 잔 마신다. 등뒤로는 나만의 책들을 꽂았다. 꼼지가 자신의 책은 다 2층으로 모시고 올라간 덕이다. 시집들도 낭만음악들도 소설들도 음악관련 책들도. 언제라도 앉아 공상에 망상에 무엇을 해도 방해 받지 않을 나만의 책상을 갖게 되었으니 다시 꿈을 이룬 셈. 이번에도 한국에 두고 온 또다른 꿈에서는 이토록 멀어졌을 망정.
2010/10/20 08:59 2010/10/20 08:59
Posted by 꼼미

맘잡은 책상

 | 하루
2009/01/18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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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책상에 꼭 두고 싶은 것들. 창문, 화초. 언제 어떻게 변할 인생일지 몰라서 그냥 이사올 때 배치했던 책상 그대로다.

맘잡고 살려고, 다시 나를 좀 멀찍이 보며 세워보려고 책상을 찍어 봤다.
맥주 한 병이 빠진게 좀 아쉽긴 하지만...ㅋㅋ
2009/01/18 01:00 2009/01/18 01:00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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