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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의 봄

 | 하루
2010/04/09 15:53
봄방학도 지고 있는 오늘, 저쪽 방에서 호빵의 첼로 소리와 번개의 바이올린 소리가 들려 온다. 아이들이 악기 연습하는 소리가 조용한 오후에 제법 고스넉하고 아름답게 퍼진다.

이제 아이들은 그저 내가 가르치고 돌보아야 할 어린이가 아니라 나와 더불어 일상을 나누고 공감하는 존재가 되어간다. 우린 왜 이리 오래 함께 지내고 있는걸까 늘 풀리지 않는 의문이기만 했던 꼼지는 돌아 볼때마다 연민을 더하는 중년의 남자가 되었다. 그 와중에 나는 때때로 내가 꿈꾸었던 것들이 무엇이었던가떠올려 보곤 한다. 이룬 것은 무엇이고 이루지 못한 것은 무엇일까.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일까. 그것들이 무엇이건 간에 이젠 그 모두를 한 가방에 쑤셔 넣은 채 새 봄을 맞는다.

미시건 정착 이후, 모든 것이 새로웠듯이, 이번 봄도 나에게는 생전 처음 같은 봄이다. 이 봄에 좋은 소식이 많다. 어쩌면 내가 듣는 모든 소식이 다 좋은 소식인걸지도... 우리 가족의 좋은 소식들을 내 부모만큼 기뻐해주고 행복해 해 줄 수는 없을꺼라는 생각을 다시금 한다. 부모가 곁에 없으니 맘놓고 크게 자랑할 곳은 없어도, 이제껏 부대끼며 생사고락을 함께 해온 나의 식구들과 우리가 이룬 좋은 소식들을 나눌 수 있다는 건 내가 가진 커다란 행운이다.

호빵과 번개, 그리고 꼼지. 나를 지상에 묶어 둔 족쇠이기도 했지만 내가 지상에서 받은 생애 최대의 선물이기도 한 이들과, 이 봄에 축배를!


2010/04/09 15:53 2010/04/09 15:5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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