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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5 젊음의 코드, 록 - 임진모 (2)

몇일 전, 오스틴에서 만나기 드문 대학 동창 (그러니까 꼼지와 나 동시의) 가족과 함께 집에서 맥주를 마셨다. 내가 얼마전부터 피아노를 가르치는 초등학교 2년생의 가족이기도 하다. 꼼지와 같은 공대 출신이다. 교회를 다니지 않고 술을 좋아(?) 하면서 대학 동창인 사람을 무작위적으로 미국에서 만난 건 처음이지 싶다. 꼼지의 과 후배인 키큰이씨는 가끔 맥주를 함께 홀짝이는 가까운 분이지만 우리가 오스틴에 오기 전부터 알았던 사람이니까 제외 한다면 말이다.

얘기를 하다보면, 자연히 미국 생활, 공부 얘기, 직장 잡던 얘기, 그러다 옛날 얘기로 돌아가게 된다.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경험이라는 게 참 사람에게 크다는 생각이 드는 게 91학번인 그 후배가 가지고 있는 기억들과 경험이라는 게 우리의 그것과 많이 다르지 않아서 얘기는 당시 '임종석'이 어떠했는가부터 시작해 동아리 얘기와 그가 좋아했다는 록음악 얘기 뭐 그런 것들에까지 다다랐더랬다. 그 사람이 좋아했던 음악은, progressive rock 이라고 했다. 산업공학과 '하나로'란 노래패에서 활동했다는데 미국까지 그 LP 음반들을 다 들고와 간간히 듣는다고 했다. 음악 얘기가 나오니 신나하면서 순간 난 'progressive rock 을 그저 heavy metal 로 착각하고 그런 시끄러운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folk music 으로 아직도 그 동아리 후배들과 공연을 하시는군요...'란 투로 얘기를 이어 나갔다. 그러고는 다음날까지 십년이 훨 넘은 시절 이야기랑 음악 얘기가 좋았어서 곱씹고 있었는데, 꼼지도 그랬는지 progressive rock 에 대해 내게 다시 물어왔다. 내가 좀 알리라고 믿었던 게지...ㅋㅋ 그땐 다시 alternative rock 과 progressive rock 을 착각해서 (아님, 뭐 잘못 기억하고 있었던가. 내가 늘 그렇듯이...) 설명해주고 folk rock 과 punk rock 까지 얘기해 주고나니 뭔가 찝찝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제 책얘기, 임진모와 록음악은 뭐 두번 설명하면 잔소리지만, 2003년에 출판된 그의 <젊음의 코드, 록>은 그야말로 아주 간단하면서도 명쾌한 록에 대한 개괄서다. 책도 조그만한게 정말 심심찮게 들고 읽기가 그만이다. 이 책을 읽을 때면 여지없이 예전에 한겨레 문화센터에서 들었던 임진모 선생의 강의가 떠오른다. 예의바른듯 하면서도 막가는 말투. 진지한 듯 하면서도 농담인지 진담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분위기. 청자로 하여금 긴장을 놓지 못하게 하면서도 즐기게 만드는 재미있는 강의. 아님 그 반대. 막가면서 예의바르고, 농담 같으면서도 핵심을 짚는, 즐겁지만 시간 내내 긴장이 흐르게 하는. 그런 강의의 분위기가 이 책엔 있다.

다시 이 책을 펼쳐서 progressive rock 과 art  rock 의 계보에 대해서 대충 짚고 나니 내가 alternative rock 과 progressive rock 에 대해 혼동하고 있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겠다. 대체로 rock 의 판매와 자본과 그 돈벌이는 미국이 주도 했지만 그 기반은 영국에 있었다. 그건 영국의 독립음악 (independent) 의 뿌리가 단단하기 때문이라는 게 당시 임진모 선생 강의의 핵심이었다. progressive rock 은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가진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록음악가들이 재즈까지도 포함해 다양한 코드와 음악적 효과를 록음악에 도입하면서 형성된 록음악의 하위장르다. 그러니까 이 음악에서는 전에는 없던 키보드 (건반 또는 피아노) 가 밴드에 포함된다. 물론 비틀즈의 음악이 progressive rock 과 art rock 에 영향을 미쳤다 (비틀즈는 베토벤이 그룹화한 거라고 해야 할까?). progressive rock 을 설명하면서 핑크 플로이드가 언급된다.



개인적인 기억으로 핑크 플로이드는 대학 때 한마당(!)에서 (그때 꼼지가 함께 있었다. 웬일로!)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의 음악영상을 커다란 슬라이드에 본 적이 있다. 축제 때였던가. 핑크 플로이드의 그 파격적인 음악과 영상이 아마도 당시의 정치적 사회적 분위기와 대학 학생회의 지적인(?) 분위기와 맞아 떨어졌었지 싶다. 또렷히 기억나는 음악과 영상. 피아노는 제끼고 그저 운동가요와 folk song 만 부르고 듣고 살았던 당시, 음, 감동이군 하면서 봤더랬다. 퀸의 보헤미안 랩소디와 핑크 플로이드의 the Wall 은 내가 기억하는 대표적인 progressive rock 들이라고 하면 되겠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progressive rock 이라면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없는 것 같다. 없다면 그것도 이유가 있을테고.
2009/01/15 11:03 2009/01/15 11:03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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