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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의 연주

 | 음악
2009/05/07 16:41
한 6개월 됐나. 호빵맨을 위해 요요마 표를 알아보다가 요요마 표는 매진되어 못사고 대신, 장영주가 협연자로 연주하는 오스틴 심포니의 표를 꼼지가 덜컥 사 주었던 것이. 좋은 앞자리 표가 $48 인가 하는데 그걸 네 장이나 겁없게 (!) 산 꼼지에게 놀라면서 (ㅋㅋ) 그날이 이제 올까 저제 올까 애타게 기다렸다.

내가 천재를 인정하고, 천재라는 말을 스스럼 없이 처음으로 썼던 바이올린 연주자 장영주.
장영주의 연주를 직접 보기는 나역시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에서야, 비싼 연주회는 아예 쳐다보지 않았더랬다. 아무리 연주자가 하늘에서 떨어졌거나 땅에서 솟아난 자라 할지라도. 현재의 먹고 사는 일이 더 중요했고, 또한 나와 비슷한 (아니면 훨씬 못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그런 연주회가 그림의 떡이란 것을 공감하는 상황에서 그런 것들은 가진자들의 잔치라는 비판의 대상이었을 뿐이었다. 그저, 그렇게 좋은 연주는 왜 부자들만 즐길 수 있게 비싼 돈을 받는 걸까 하면서 말이다.
이번 표값도, 유학생 가족인 우리에겐 한 장 값만도 적지 않은 출혈이었지만, 그래도, 한국에서 한 표 값으로 온 가족이 함께 가게 되었다는 기쁨에 들떴더랬다.

오스틴 심포니 오케스트라면 세계적으로든 미국에서든 대단히 유명한 오케스트라는 아니고, 그저 지역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정도 될터인데 그 실력은 짱짱했다. 특히, 얼마전에 개관한 오스틴 시내 한가운데 자리한 롱센터 (Long Center for the Performing Arts) 는 오스틴 사람이라면 쉽게 오갈 수 있는 곳에, 비싼 저녁 한끼보다 싼 값으로 유명 연주자의 훌륭한 연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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롱 센터 앞으로 펼쳐진 오스틴 시내 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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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영주가 브루흐 (Bruch) 협주곡을 연주 했던 롱 센터 (Long Center)



물론 모든지 팔고 사는 미국식 사고방식은 연주회에서도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좀 더 즐기게 만들 수 있을까의 최선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연주회 중간 휴식시간이 꽤 길어서 사람들은 연주회장 밖 야외로 나와 시내의 야경을 구경하며 맥주, 와인, 음료, 간식들을 즐기는 거다. 그리고는 후반 연주회를 들으러 다시 공연장 안으로 들어간다. 가장 좋은 좌석이 $50 대가 아니었을까 싶으니, 그 돈으로 이정도의 공연과 휴식과 예술적 영감을 얻을 수 있다면 보통사람에게도 그렇게 머나먼 일만은 아니란 생각도 들고 말이다.

무엇보다, 오전 내내 UT String Project 총 연주회를 마치고 집에 돌아온 호빵맨과 번개돌이는 저녁에 음악회에 간다는 말에, 희껍! 하면서, 왜 연주회에 또 꼭 가야 하느냐고 투덜거렸다. 그래서 이래저래 저래이래 오늘 음악회에 가는 거다 하며 데려 갔다. 비싼 돈 주고 끊은 표값 아깝게 이녀석들의 산만한 태도 때문에 내 감상마저 망치고 오는 거 아닐까 불안해 하면서 말이다.

헌데, 평소, UT (University of Texas at Austin) 에서 하는 연주회들에서는 보는 둥 마는 둥,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녀석들이 첫 곡부터 열심히 듣더만, 음악회 전체를 눈을 떼지 않고 열심히 듣는 거였다. 장영주의 화려한 연주 모습이 신기하기도 했던 것 같고, 오스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그날의 초연된 곡의 흥미로운 음색과 진행이 그들의 음악적 호기심을 일깨우는 것 같았다. '흠, 이것들이, 좋은 연주회를 아는 모양이네...'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말이다. 아이들의 반응을 보니, 우리집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주지 않는 정도에서 훌륭한 연주자의 연주회를 간혹 데려가면 좋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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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장으로 걸어 올라 가는 길. 온가족의 연주회 구경. 이런 날이 또 올까? 맘씨 좋은 백인 부부가 찍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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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주회가 끝나고 내 생애 처음으로 유명인 싸인회를 경험하다. 다 아들들 때문이지 뭐... 뒤에 장영주.



2009/05/07 16:41 2009/05/07 16:41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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