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활력

 | 음악
2010/10/14 13:51
시카고 주황이 첼로를 시작한지이제 일년 쯤 되어 간다. 그동안 악기점에 매달 돈을 내는 방식으로 첼로를 빌려 사용해해 오다, 이번에 꽤 괜찮은 첼로도 장만했다. 우린 60세 정도 되어 함께 하는 리사이틀을 꿈꾼다. 그 전에도 틈틈히 함께 연주할 기회가 많을 테지만. 그래서 주황을 만나는 일은 더욱 즐겁다.

FIM 어른 현악반엔 윌리엄과 피샤와 캐시가 있다. 윌리엄은 베이스를 하고 캐시는 바이올린을 한다. 윌리엄은 은퇴한 아저씨(할아버지라고 하기에는 너무 정정해 보인다)인데 재즈와 가스펠을 주로 연주해 왔는데 고전음악을 해보고 싶어 이 반에 합류 했다고 했다.  캐시는 대학을 다니고 있는 아들에 이어 늦게 얻은 6살난 딸이 바이올린을 시작하면서 자신도 바이올린 렛슨을 받기 시작했단다.한편, 피샤는 지난 여름 이 어른 현악반이 시작할 때는 바이올린을 하고 있었다. 청소년기에 배웠던 악기를 다시 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그러더니 이번 가을, 그러니까 한 한 달 전쯤 자신이 진짜 배우고 싶었던 건 첼로였다며 첼로를 시작했다. 이제 얼마나 더 살지도 모르는데 이제라도 당장 첼로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Why not?' 우리가 말했다. 첼로를 사고 첼로 책을 혼자 공부하더니 지난주엔 드디어 첼로 선생을 구했다며 첫 렛슨을 시작할꺼라고 했다. 우리 모두 환호한 건 물론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원래는 FIM 측에서도 어른 현악반을 활성화 하려고 광고지도 만들고 그랬다. 하지만 아직 6명이 채워지지 않았다고 이번 가을에 열기로 한 현악반 개설을 취소했다. 그래서 우리는 미리 지불했던 가을학기 등록금 $120 정도 (세달치) 를 돌려 받고, 코치없이 우리끼리 연습을 시작했다. 고맙게도 윌리엄과 피샤와 캐시 모두 '우리에겐 현수가 있잖아! 그저 다함께 연습할 수 있는 공간만 있으면 된다구!!'라고 말해 주었다. 그래서 일주일에 두 번 우리는 즐겁게 연습을 한다. 매번 한 시간도 넘게. 맨날 혼자서 하던 연습을 돈 한푼 안들이고 여럿이 하게 되었으니 나에겐 좋기만 하다. 그래서 팀원들에게 박자 세는 법을 가르치고 음정을 바로 잡는 지리한 일들도 즐겁다. 아직은 악보 읽고 서로 힘을 잃지 않도록 격려하는 수준의 합주지만 조만간 몇개의 완성된 합주곡을 멋지게 연주해 낼 수 있으리라.

지금 마음 속에 꾸미고 있는 일은 주황(Vc), 컬린(주황의 아들 Vl), 호빵(Vc), 번개(Vn), 캐시(Vn), 피샤(Vc), 윌리엄(Bass) 그리고 나(Vn and Vl), 이렇게 다 모여서 (8명이나 되네!!!) 그야말로 근사한 실내악 연주를 해보는 거다. 우리집에서라도 말이지. 이미 그들이 모르게 똑같은 곡의 각파트를 나누어 주고 연습 시키고 있는 중이다.ㅎㅎ... 필요한 건 청중인데 말이지... 흠.....
2010/10/14 13:51 2010/10/14 13:51
Posted by 꼼미
FIM (Flint Institute of Music) 에서 Youth Philharmonia Orchestra 지휘자이자, 자기 자신 플린트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2nd violin leader 이자, 유아부터 고등학생들까지 많은 학생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는 버드 선생님과 여름 방학에 열릴 초급 현악반에 대해 이야기할 기회를 가졌다. 내 비자가 일할 수 있는 비자가 아니라 (일하는 데는 H1 비자가 필요 하다는데 나는 '일하는 남편'에게 매달려 있는 H4 비자란다) 당장 FIM에 정식 선생으로 고용이 될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다. 행정실에서 생각 중인 모양이다. 나에게 H1 비자를 신청해 줄지를 말이다.

그러면서 버드 선생님은 현재 90명 이상의 아이들이 여름 현악반에 등록을 했고 방학에 접어 들면서 더 많은 아이들이 등록을 할 수도 있다고 하며 절대적으로 가능한한 많은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 말에, 정식 선생으로 가르칠 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 보조 선생으로 자원봉사라도 하겠다고 했다. 나의 말에 버드 선생님은 당연 기뻐하면서, 물론 좋다고, 6월 말 예비 모임에 나오라고 했다.

이렇게 7월 두 주 오전 내내 아이들이 악기를 배우는 현장에 서있게 됐다. 오스틴의 String Project 이후 일년 만이다.

문제는 또다시 나의 마음 가짐과 태도다. 좀 전에도 FIM 행정을 담당하는 사람인 브렌다에게 전화가 왔는데, 못알아 듣고 얼떨떨한 대답을 하다가 나중에 가서야 알아 듣고는 내 잘못된 대답을 얼버무리느라 애써야 했다. 이렇게 늘 한발씩 늦는 언어 문제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쉽지 않을 새로운 도전 앞에서 미리 위축되고 두려워 하게 된다.. 모든 일의 적은 바로 이거다. 자신 없는 마음, 실수가 두려운 마음, 실수를 배움의 한 과정으로 여기지 못하는 마음, 실수를 곱씹으며 열심히 준비하고 노력하는게 아니라  그저 스스로를 패자로 여기고 마는 태도.

다시 되뇌이기로 한다.

나는 완벽한 신이 아니다. (공부의 신도, 영어의 신도, 가르치기의 신도, 피아노의 신도, 바이올린의 신도, 당연...)
나는 실수를 할꺼다. 끊임없이.
하지만 나는 실수를 통해 끊임없이 배울꺼다.
그리고 아이들과 함께 배워가는 그 시간을 즐길꺼다.

얼굴에 철판 깔고 강심장이 되어보는 수밖에^^...

2010/06/17 12:54 2010/06/17 12:54
Posted by 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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