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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5/11 방과 후 교실 by 꼼지

방과 후 교실

Third Base 는 호빵과 번개가 다니는 Will Davis 초등학교에 있는 방과 후 보육 시간의 이름이다. 이 방과 후 교실에선 아르바이트 하는 대학생 같은 선생님들이 있어 (staff 라고 하는)그냥 애들이 잘 놀고 있는지 봐주고, 가끔 함께 놀아 주고, 간혹 특별한 시간 마련해서 놀고 한다. 뭐 특별나게 뭘 배우거나 그러는 방과 후 교실이 절대 아니다. 그냥 일하는 부모들 때문에 갈 곳 없는 아이들을 싸게 봐주려고 만든 프로그램 같은 거다.

호빵과 번개는 오스틴에 이사와 내가 공부하는 내내, 그리고 공부를 마치고도 엄마가 오후에 피아노를 학생들에게 가르친다는 핑계로 요즘까지도 이 Third Base 에서 있다가 온다. 지난 번 한국 엄마 몇몇이 함께 모여 점심먹을 일이 있었을 때, 이 방과 후 교실에 아이들을 보내도 괜찮다는 내 말에 대꾸 했던 한 엄마의 표현을 빌면, 호빵과 번개는 '너무 너무 불쌍한 애들'이 되어 그곳에서 '할일 없이' '시간을 낭비하다'가 오는 거다.

사실, 난 당시 그 엄마의 말에 절대 동의하지 않았고 지금도 크게 개의치 않는다. 무엇이 우리 아이들에게 진실이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어도, 3년째 그 학교와 그 방과 후 프로그램에 다니고 있어서 뭔가 문제가 생겼던 일은 기억에 없다. 오히려, 호빵맨과 번개는 그곳에서 친한 친구들을 사귀어서 집집을 오가며 생일 초대도 받아 잠도 자고 오고, 종종 그 중 한 친구집에 주말이면 초대받아 놀러를 다녀오기도 한다. 그곳에 있는 동안은 이제 자기 숙제들을 보통 다 끝내 놓는다. 오후쯤 아무 시간에나 데리러 가면, 아이들은 그 친구들과 실내에서 놀이나, 장난이나, 농담을 하거나, 책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거나, 번개 같은 경우는 주로 뙤약볕 운동장에서 한참을 뛰다 땀이 범벅이 되어 나타난다.

아이들에게 최고 (무엇이 최고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만을 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이렇게 틀도 없고 목적도 없어 허접해 보이는 방과 후 교실 같은 건 애들을 맡길 곳이 못된다고 여길지도 모르지만, 난 그나마라도 이런 곳이 있어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우리 아이들이 어쩌면 '최고'의 상황에서는 배울 수 없는 또 다른 어떤 것을 배울 수 있었던 곳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경제력 없는 부모의 불쌍한 자위라고 할 이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세상이 아이들에게 늘 '최고'의 것만 주지 않을 꺼라는 사실은 분명하지 않은가. 물론, 그런 이유로, 아이들을 진흙땅에서 굴리며 키우자는 말은 아니다. 그저, 이런 시설과 프로그램들을 더 육성하고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 아이만을 '최고'의 시설, '최고'의 프로그램에 보내는 일보다는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거다. 경제력에 관계없이 즐겁고 안전하게, 그리고 조이지 않고 자유롭고 편안하게, 그들의 동물적 에너지를 내뿜으며 웃고 뛰어 놀 수 있는 시간과 장소가 아이들에게는 가장 중요하고 좋은 거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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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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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웃는 얼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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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도 무사히' 도장을 찍으며....


Posted by 꼼지

2009/05/11 22:00 2009/05/1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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